(단독)성매매여성 ‘나체’ 촬영·공유한 경찰, ‘국가배상·성희롱 판결’에도 징계는 없었다
재판부 "나체 촬영·단체방 공유·성희롱 모두 위법"
경찰, 감찰·징계 없이 직무교육만…"징계시효 지나"
국가공무원법에선 '성희롱 저지르면 징계시효 10년"
2026-07-19 13:54:16 2026-07-19 15:33:40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성매매 단속 현장에서 성매매 여성 나체를 촬영한 뒤 단속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공유한 경찰관들이 징계를 받지 않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사건에 관해 법원은 나체 촬영과 사진 공유가 위법하다고 판단, 국가 배상까지 명령했고 추가로 성희롱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문제의 행위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나 징계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전국 최대 지방경찰청인 서울경찰청. (사진=연합뉴스)
 
19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2022년 3월 성매매 여성의 나체를 촬영·공유하고 수사 과정에서 성희롱을 저지른 경찰관 2명에 대해 어떠한 감찰이나 징계 처분도 하지 않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청은 용혜인 의원실에 "당시 국가인권위원회의 직무교육 권고 결정에 따라 소속 기관에서 해당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했다"고 답변했습니다.
 
이 사건은 2022년 3월 서울 강남의 한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벌어졌습니다. 당시 합동단속팀 소속 경찰관은 나체 상태의 A씨를 3회 촬영한 뒤, 해당 사진을 단속팀 소속 경찰관 15명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수사 정보'라며 공유했습니다. 
 
이에 A씨는 경찰이 단속·수사 과정에서 자신을 성희롱하고,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등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2023년 8월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항소심에선 경찰의 '성희롱'까지 위법행위로 인정
 
2024년 10월 1심 재판부와 2026년 6월 항소심 재판부는 모두 경찰의 나체 촬영과 사진 공유가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경찰이 성매매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A씨의 나체를 촬영할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콘돔과 휴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 현장에 있던 물건이나 주변 정황을 토대로도 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별도의 보호 조치 없이 나체 상태의 A씨를 촬영한 행위는 "비례의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현저히 불합리한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항소심에선 경찰이 A씨를 상대로 벌인 성희롱 발언도 위법행위로 추가 인정됐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경찰공무원이 이 사건 단속 과정에서 원고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이는 수사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해 현저하게 불합리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시했습니다.
 
법엔 '성희롱 징계시효 10년'…경찰 "3년 지난 일"
 
법원의 국가배상·성희롱 판단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관련자에 대한 징계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징계시효가 3년이어서 징계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해명은 현행법과 배치됩니다.
 
국가공무원법 제83조의2(징계 및 징계부가금 부과 사유의 시효)에 따르면, 공무원이 양성평등기본법상 성희롱을 저지른 경우 징계 시효를 10년으로 규정했습니다. 이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징계 시효와 동일합니다. 일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 시효가 3년인 점과 비교하면, 국가공무원이 직무 중 저지르는 성희롱을 얼마나 엄중하게 다루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경찰이 마련한 후속 조치에도 여전히 보완할 지점이 있습니다.
 
경찰은 사건 이후 인권위 권고에 따라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 운영·관리 방침’을 제정하고, 성매매 단속 과정에서 위법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도록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용 의원실에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방침에는 촬영 사실을 고지하도록 하는 내용만 있을 뿐, 단속 대상자의 신체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나 나체 촬영을 금지·제한하는 구체적인 기준은 담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용혜인 의원은 "나체 촬영과 사진 공유 등 경찰의 성희롱 행위가 명백하지만, 개별 경찰관에 대한 합당한 징계가 이뤄지지 못한 점은 심히 유감스럽다"면서 "경찰은 향후 신체 노출의 촬영 금지·제한 기준과 촬영물 관리 절차를 구체화해야 한다. 또 인권침해 수사를 저지른 경찰이 합당한 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내부 감찰 및 징계 시스템을 쇄신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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