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줄이는 LNG?…반도체 호남권 '새판짜기'
2038년 천연가스 수요 0.94% 감소
호남권 유치가 바꿀 LNG 지형 예고
AI 반도체 수도권 쏠림 82%
"정부, 2038년까지 공급망 재설계"
2026-07-27 17:53:16 2026-07-27 18:17:32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정부가 향후 13년간 국가 천연가스 정책의 청사진인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2026~2038년)’을 확정·공고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수요 감소를 전망하고 있지만 이번 계획의 핵심은 인공지능(AI) 시대의 에너지 안보 강화와 첨단산업 지원 체계 구축에 맞춰져 있습니다.
 
정부는 기준수요 기준 총 천연가스 수요가 2026년 4591만톤에서 2038년 4100만톤으로 연평균 0.9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면 발전용 변동성을 반영한 ‘수급관리수요’는 4762만톤에서 4767만톤으로 현 수준과 유사합니다. 이는 전력수급 불확실성과 AI 산업 확산에 대비한 전략적 수요관리 개념을 반영한 것입니다.
 
세부적으로는 도시가스 수요가 2356만톤에서 2816만톤으로 연평균 1.5% 증가하는 반면, 발전용은 2235만톤에서 1284만톤으로 연평균 4.51% 감소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주된 배경입니다.
 
2026년 6월29일 호남권 반도체 생산 공장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되는 광주 부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발전용 수요 감소가 곧 LNG의 역할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전력계통의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한 수급관리수요를 2038년 1951만톤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를 향후 장기 도입계약과 인프라 확충의 기준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번 계획의 가장 큰 변수는 아직 반영되지 않은 AI 산업의 전력 수요입니다.
 
정부는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를 이번 계획에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현행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결과를 반영해 발전용 LNG 수요와 장기 수급 계획을 수정·보완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이는 현 전망보다 LNG 수요가 추가로 증가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개정판)’는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미국·대만·한국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만 반도체 수출 비중은 2022년 9.0%(4위)에서 2025년 19.9%(2위)로 크게 확대했는데, 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에 따른 변화로 분석했습니다. 
 
AI 반도체 생산 확대는 데이터센터 투자와 첨단 제조시설 확충으로 이어지는 등 결국 대규모 전력 소비 증가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 집중 쏠림에서 호남권을 향해 있는 반도체 생산 기반은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국내 반도체 생산액 가운데 수도권 비중은 2014년 74.5%에서 2024년 82.3%로 확대됐습니다. 반면 충청권은 14.7%, 대경권은 1.8%, 호남권은 1.0%에 그쳤습니다. 첨단 제조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전력과 가스 등 핵심 에너지 인프라도 수도권 중심으로 구축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게 한은 측의 분석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 향후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가 수도권 외 지역으로 확대될 경우 이번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 계획의 수요 전망도 재조정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AI 산업 관련 전력 수요를 반영하겠다고 밝힌 만큼, 장기 LNG 수요 전망도 이에 맞춰 수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수급 계획에서 광양·여수 등 호남권을 중심으로 민간 LNG 터미널 인프라 확충이 반영된 점은 단초가 되고 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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