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제1차관이 게임산업의 경쟁력 회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학계 인사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생태계 조성, 스타트업 지원 및 정책펀드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지난 3월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리 게임산업 및 정부 지원 방향에 대한 의견 수렴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 차관은 전날인 29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게임 학계 전문가인 위정현 중앙대학교 가상융합대학 학장과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약 1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면담은 학계 요청으로 마련됐습니다.
이날 만남은 구체적인 사업이나 예산을 확정하기보다는, 우리 게임산업의 현황과 정부의 지원 방향에 관한 학계 의견을 듣는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특히 게임이 K-콘텐츠 수출의 핵심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 심화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이뤄졌는데요.
문체부가 지난 2월 발표한 '2025년 콘텐츠산업조사'에 따르면 2024년 게임산업 수출액은 85억347만달러로, 전체 콘텐츠산업 수출의 60.4%를 차지했습니다. 다만 게임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3%로 전체 콘텐츠산업 수출 증가율인 5.5%를 밑돌았습니다. 국내 게임산업 매출도 23조85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지만, 과거의 가파른 성장세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완만해졌습니다.
여기에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경쟁이 거세지고 국내 산업의 성장 속도도 둔화하면서, 신규 지식재산권(IP) 확보와 투자 생태계 확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위 학장에 따르면 김 차관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게임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밝히고,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물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게임산업 경쟁력 향상·생태계 선순환에 방점
위 학장은 기존 게임 제작 지원 사업과 함께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게임 생태계를 조성하고, 스타트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게임 분야 정책펀드의 규모와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됐습니다. 정부 자금이 초기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신생 게임사의 성장과 후속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위 학장은 "기존 제작 지원은 문체부가 계속 진행해 온 만큼, 앞으로는 AI 같은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게임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며 "스타트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펀드 확대 필요성도 이야기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차관은 과거 정부 정책펀드 투자를 발판으로 성장한 게임사 사례를 먼저 거론하는 등 게임산업 투자 확대에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내 주요 게임사와 작품, 대규모 게임 개발비 사례도 직접 언급했다고 위 학장은 설명했습니다.
한국 게임의 글로벌 경쟁력과 중국 시장에서 국내 게임의 입지가 약화한 배경, 신규 지식재산권(IP) 확보 필요성 등도 대화 테이블에 올랐습니다.
위 학장은 "(김 차관은) 누군가 정리해 준 자료를 읽는 수준이 아니라 게임사와 게임 작품을 직접 언급하면서 대화를 이끌었다"며 "게임산업 전체에 힘을 싣고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가 이번 면담의 핵심이라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날 면담에서 구체적인 펀드 규모나 신규 예산, 시행 시기 등이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위 학장도 "비공개 의견 교환 자리였기 때문에 예산 확대를 약속하거나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면담 장소가 국립현대미술관이었던 점도 눈길을 끕니다. 위 학장은 문체부가 게임을 수출산업으로만 보지 않고 예술적 가치를 지닌 문화 콘텐츠로 바라보는 인식이 장소 선정에 일부 반영됐을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정부도 최근 게임산업 지원책을 잇달아 검토하고 있습니다.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게임분과는 지난 4월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와 AI 환경 대응, 게임 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문체부는 당시 논의된 과제를 향후 정책과 예산 사업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10월 게임산업 현장 간담회에서 게임을 억압이나 중독의 대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청년 일자리와 국부 창출, 문화 수출을 이끄는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게임산업을 대한민국 미래산업의 핵심으로 규정하고 규제보다 성장과 지원에 무게를 두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