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브라질과 칠레 등 중남미 주요국에서 광산 개발과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건설기계 업계가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중남미 3개국 순방을 계기로 경제 협력 확대 기대감도 커지는 가운데, 업계는 현지 생산과 판매망을 강화하며 늘어나는 중대형 건설장비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HD건설기계가 지난해 4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아그리쇼 전시회에서 론칭한 다목적 장비 백호 로더.(사진=HD건설기계)
30일 업계에 따르면 HD건설기계는 브라질을 중심으로 중남미 지역의 생산·판매 기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부터 29일까지 브라질과 칠레, 아르헨티나를 잇달아 순방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영 HD건설기계 대표도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현지 정부 및 산업계와 신규 사업 기회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중남미 시장이 새로운 성장처로 떠오르는 배경에는 풍부한 광물 자원과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있습니다. 브라질과 칠레, 페루 등은 철광석과 구리, 리튬 등 핵심 광물의 주요 생산국입니다. 광산 개발이 확대되면 부지 조성과 채굴, 광물 운반 과정에 투입되는 중대형 굴착기와 휠로더 수요도 함께 증가합니다.
각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성장 촉진 프로그램인 ‘노보 PAC’를 통해 도로와 철도, 항만 등을 포함한 총 1조7000억헤알(약 478조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물류망 확충과 노후 기반시설 현대화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굴착기와 도로장비 등 건설기계 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칠레 역시 산티아고 외곽 고속도로 등 대형 도로 민관협력사업을 추진하며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2034년까지 총 1045억달러(약 151조원) 규모의 광산 투자 프로젝트를 검토·추진하고 있어 구리와 리튬 광산을 중심으로 중대형 건설장비 수요가 장기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중남미에 생산기지와 판매망을 갖춘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의 수혜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광산과 인프라 사업은 착공 이후 장기간 장비가 투입되는 만큼 일반 건설 경기보다 안정적인 수요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계기로 인프라와 자원개발 분야에서 한국과 중남미 국가 간 협력이 확대될 경우, 국내 업체들의 사업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7일(현지시각)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오른쪽) 브라질 대통령이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한-브라질 확대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HD건설기계는 브라질 법인을 중남미 시장의 핵심 생산·판매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에서 생산한 장비를 현지에 공급하는 동시에 멕시코와 칠레 등 인접 시장으로 영업망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도 지난 2월 서울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포럼에서 브라질 추가 투자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 지켜봐 달라”고 말하며 현지 투자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현지 생산기지의 역할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HD건설기계는 리우데자네이루주 공장에서 연간 4000대 수준의 건설기계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기존 현대 브랜드 중심의 생산 체제에서 디벨론 브랜드까지 아우르는 ‘듀얼 브랜드’ 체제로 전환해 제품군과 고객층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판매 실적과 매출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HD건설기계는 중남미에서 연간 4000~5000대 규모의 건설기계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HX 시리즈’ 등 중대형 굴착기를 중심으로 약 1500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8%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1분기 HD건설기계의 중남미 매출은 19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3% 증가했습니다. 2분기에도 광산 장비 수요 확대에 힘입어 중남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9% 늘었습니다.
건설기계 업계 관계자는 “중남미는 풍부한 광물자원과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며 “광산과 인프라 사업이 본격화할수록 중대형 장비 수요도 확대돼 중남미 시장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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