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수혜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AI 서버의 고성능화로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급증하는 반면 송배전망과 변전소 등 전력 인프라 확충에는 수년이 걸리는 만큼 전력기기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 업체 에퀴닉스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운영하는 SV11 데이터센터.
22일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전날 보고서에서 오는 2028년 미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족 규모가 33기가와트(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데이터센터에서 새롭게 필요한 전력은 97GW에 달하지만 현재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가 확보한 전력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전력망 용량 등을 제외하면 57GW가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현장 발전과 연료전지 등 기존 전력망을 거치지 않고 전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활용하더라도 공급 부족을 모두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이 같은 방식으로 24GW를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반영해도 33GW의 전력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력 수요 전망이 높아진 배경에는 AI 서버의 고성능화가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시스템 ‘베라 루빈’의 랙당 전력 소비량 전망치를 기존 149킬로와트(kW)에서 234kW로 높였습니다. 후속 제품인 ‘루빈 울트라’ 역시 기존 415kW에서 600kW로 상향했습니다. GPU뿐 아니라 메모리와 네트워크, 전력공급장치, 액체냉각 시스템 등을 하나의 랙에 통합하면서 필요한 전력도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전력 인프라 확충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에는 지역에 따라 수년이 소요되며,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일부 지역에서는 대기 기간이 최대 7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를 발전소와 송배전망, 변전소 등의 확충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력 확보가 AI 인프라 확대의 병목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이에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북미 사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미
효성중공업(298040)은 이달 미 빅테크 기업 2곳으로부터 AI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초고압 변압기를 총 3865억원 규모로 수주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267260)과
LS(006260)일렉트릭도 북미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을 중심으로 변압기와 배전기기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현지 생산능력 확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효성중공업은 미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7년 4월 준공을 목표로 앨라배마 몽고메리 제2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데다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전력기기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도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북미 시장에서 추가 수주 기회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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