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로봇산업을 둘러싸고 ‘휴머노이드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테슬라가 나란히 로봇 양산 채비에 들어갔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로봇 ‘아틀라스’의 제조 현장 적용을 위한 전용 센터를 출범시켰고, 테슬라는 중국 공급망 기업들에 대한 실사에 착수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술 시연 단계를 넘어선 양산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가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에서 자동차 제조 작업을 학습하고 있다. (사진=보스턴다이내믹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1일(현지시각) HMGMA 내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애플리케이션 센터(RMAC)’를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RMAC는 아틀라스를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제조 운영에 직접 통합하기 위한 테스트베드이자 훈련센터입니다.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 HMGMA는 현대차가 아이오닉5, 아이오닉9 등을 생산하는 공장입니다.
이번 개소는 올해 초 CES 2026에서 발표한 로보틱스·인공지능(AI) 전략의 후속 조치로,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 글로벌 공장에 아틀라스를 순차 배치하고 그룹 계열사가 협력해 로보틱스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방침도 밝힌 바 있습니다. 잭 재코스키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제품기술책임자(CPTO)는 “현대차그룹과 함께 기업 차원의 피지컬 AI를 개척하고 있다”며 아틀라스의 공급망과 생산·테스트·배치 역량을 최적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는 테슬라의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한 중국 매체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 로봇 팀이 지난주부터 퉈푸그룹을 비롯해 관절 모듈, 액추에이터, 정밀 구조 부품을 만드는 협력업체들에 대한 실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실사 이전에 이미 테슬라 휴머노이드 관련 주문을 받은 상태이며, 실사는 생산라인의 품질과 규정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절차로 통과한 기업은 곧바로 양산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실사 대상은 저장성 닝보뿐 아니라 항저우·상하이 등 창장삼각주 일대 기업들로 확대됐으며, 대부분 기존에 테슬라 전기차에 부품을 공급해온 협력사들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사진=테슬라 X)
중국의 매체들은 이번 실사가 테슬라 휴머노이드 양산에 한층 다가섰다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에 양산 단계로 들어가는 모델은 테슬라의 3세대 휴머노이드이자 첫 양산형 모델로, 장기적으로 대당 생산 단가를 2만~3만달러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전해졌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자사 제조 현장에서 로봇을 직접 검증하는 방식을 택하고, 테슬라는 중국 공급망에서 부품 조달 기반을 다지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 접근법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HMGMA와 기아 조지아 공장 등 내부 제조 현장을 훈련·검증 무대로 삼아 2028년 부품 시퀀싱을 시작으로 2030년 조립 공정까지 단계적으로 역할을 넓혀가는 내재화된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완제품 로봇은 프리몬트와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직접 생산하되 핵심 부품은 퉈푸그룹 등 기존 중국 협력업체망을 그대로 활용해 조달하는 구조입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기술 시연 단계를 넘어 양산 준비 단계에 들어섰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연간 출하량이 2026년 7만5000대에서 2030년 89만대, 2035년 65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기존 전망치 대비 2030년 기준 2.5배 높은 수치로, 2035년 출하량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시장 규모는 약 1380억달러에 이릅니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성장이 물류·창고와 함께 자동차산업에서 주도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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