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 일축한 빅테크 ‘투자 레이스’…K반도체 수혜 지속
알파벳·아마존·메타…빅테크 설비투자 확대
삼성·SK하닉, 팹 증설…“메모리 수요 늘 것”
반도체 피크아웃?…“구조적 성장세 전망”
2026-08-03 13:54:29 2026-08-03 15:30:51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인공지능(AI) 시설투자(CAPEX)를 확대하면서 ‘AI 거품론’도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앞서 업계에서는 AI가 막대한 자본지출 대비 기대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해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줄일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둔화하고 수익성이 고점을 찍는, 이른바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통과)’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핵심 고객사인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가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수혜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사진. (사진=삼성전자)
 
2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최근 설비투자를 1800억~1900억달러(약 258조원~271조원)에서 1950억~2050억달러(약 279조~293조원)로 상향했습니다. 아마존 역시 2000억달러(약 286조원)에서 2200억달러(약 315조원)로 높였고, 메타는 영업이익이 187억7500만달러(약 27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음에도 설비투자를 1250억달러(약 179조원)에서 1300억달러(약 186조원)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여전히 AI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각)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AI는 현재 우리의 핵심 사업을 가속화하고, 차세대 제품을 뒷받침하며, 완전히 새로운 기업형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며 “이미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앞으로의 잠재력도 낙관적”이라고 했습니다.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점 역시 투자 확대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앤디 제시 아마존 CEO는 설비투자액을 200억달러 늘린다고 밝히며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이 수치가 이전 예상치보다 상향 조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메모리 수요가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HBM4에 대해 “올해 3분기 HBM4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 기준으로는 HBM4 매출이 당사 전체 HBM 매출의 60%를 넉넉히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M15X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역시 투자를 확대하며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시설투자에 총 16조8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이 가운데 반도체에만 15조4000억원을 투입했습니다. 투자금은 평택 신규 반도체 팹(Fab) 등 생산라인 인프라 구축에 사용됐습니다.
 
SK하이닉스도 연간 40조원 규모를 설비투자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청주 M15X 양산 일정을 앞당기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기 가동하기 위한 차원입니다. 이와 함께 P&T7 패키징 공장과 낸드 생산기지 M17,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중장기 투자도 고객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진행해 공급 능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업계는 AI 반도체의 사용처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만큼, 메모리 투자 역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AI 투자 속도 둔화 우려가 반도체 주식에 반영돼 피크아웃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AI 서버 투자와 HBM 수요 확대로 메모리와 기업 실적 모두 매우 좋은 상황”이라며 “AI 시대 핵심 산업이라는 점에서 메모리의 구조적인 성장세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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