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강주영 기자]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로 형성된 차기 민주당 대표 선출 양강 구도가 선호투표로 결론을 낼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 경우 2위인 김 전 총리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인데요. 김민석 대표 체제 정당성이 약화하고 당내 갈등 요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운데)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 토론회 시작 전 마주보며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 (사진=뉴시스)
송영길 2순위 표가 결정할 '2위의 역전극'
6일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에서 치러진 경선 득표율을 합산한 결과 정 전 대표가 45.51%(5만518표)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44.52%(5만307표)의 김 전 총리와는 불과 0.99%포인트 차이입니다.
두 사람 모두 과반에 미치지 못한 득표율이 순회경선 내내 이어지면 차기 당대표는 선호투표 결과로 결정됩니다. 선호투표는 3명 이상 후보를 대상으로 적용하는 방식인데, 유권자는 후보별 순위를 매겨 투표해 3위 후보를 탈락시키고, 이 후보가 받은 2순위 표를 다른 후보에게 배분합니다.
1위와 2위 모두 과반 득표를 채우지 못한 만큼 향방은 합산 득표율 9.97%(1만2156표)를 기록한 송영길 전 대표가 쥐게 됩니다. 현 상황에선 독자 노선을 구축한 정 전 대표보다는 같은 친명(친이재명)계 후보인 김 전 총리가 송 전 대표의 2순위 표 대부분을 가져갈 것으로 관측됩니다.
경선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는 선호투표 특성 때문에 전당대회 준비 기간 친청(친정청래)계 반대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다만, 정 전 대표는 전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선호투표 결과를) 당연히 승복한다"며 "제가 승복하자고 (지지층을) 설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선호투표제, 전대 이후 민주당 내부갈등 요인"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선 처음 적용되는 선호투표제는 경선 2위를 기록 중인 김 전 총리에겐 당선까지 가까워질 수 있는 마중물입니다. 동시에 당대표 취임 이후 당 운영 절반에 걸친 동력을 반감시킬 요인이기도 합니다.
당 밖에선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습니다. 지병근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에 "유권자 사표를 최대한 줄인다는 선호투표제 본래 취지에서 어긋나 감정적인 대립이 촉발되는 과정으로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며 "선호투표 결과를 승복하지 않으려는 일부 지지자들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전당대회 이후 분당까지 가진 않겠지만 민주당 내부 갈등 요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관옥 시그널 정치연구소 소장은 "김 전 총리가 (경선에서) 1순위 표로 이기면 문제가 없다"면서 "정 전 대표 득표가 과반이 되지 않으면 송 전 대표 2순위 표를 열어봐야 하는데, 3분의 2는 사실상 김 전 총리 쪽으로 갈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김 소장은 또 "결과적으로 김 전 총리는 2순위 표 덕분에 이기는 것"이라며 "제도상 하자는 없지만 정 전 대표도 '1순위 표는 내가 더 많이 받은 것 아니냐'는 명분을 갖게 돼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선호투표제로 김 전 총리가 이긴다고 하면 정 전 대표 입장에선 '결선투표제로 가면 우리가 뒤집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있을 것"이라며 "(당대표 향방이)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승복하는 분위기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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