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빌 게이츠 한국서 재회…‘SMR 동맹’ 속도
다보스포럼 이후 7개월 만 재회
미 테라파워 공급망 협력 정조준
선박용 SMR까지 육해상 원전 확대
2026-08-13 10:56:31 2026-08-13 10:56:31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정기선 HD현대(267250) 회장이 14일 방한하는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과 만나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테라파워의 차세대 원자로 사업이 실제 건설 단계에 진입한 가운데 HD현대가 원자로 핵심 기자재를 넘어 글로벌 SMR 공급망에서 역할을 확대할지 주목됩니다.
 
지난해 8월 만난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왼쪽부터). (사진=HD현대)
 
13일 재계에 따르면 게이츠 회장은 14일 한국을 찾아 한성숙 국무총리와 면담할 예정입니다. 방한 기간 테라파워와 협력하고 있는 SK(034730)와 HD현대 등 국내 기업 관계자들과도 만나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회장과 게이츠 회장의 만남은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포럼 이후 약 7개월 만입니다. 양측의 협력은 2022년 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단순 투자 관계를 넘어 원자로 제조와 공급망 구축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왔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미국에서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대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같은 해 8월 게이츠 회장의 방한 당시에도 정 회장과 만나 SMR 사업 협력을 논의했습니다.
 
협력은 실제 사업으로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2024년 12월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주에 건설하는 345㎿급 나트륨 원자로에 들어갈 원자로 용기를 수주해 제작하고 있습니다. 원자로 용기는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는 노심을 감싸는 핵심 설비로, HD현대중공업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한국형 핵융합연구장치(KSTAR) 등 대형 진공용기 제작 경험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공급 기본합의서(FA)를 체결하고 원자로 주기기인 원자로 인클로저 시스템(RES)의 핵심 설비를 제작·공급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테라파워, 현대건설과는 3자 업무협약을 맺고 기자재 제조와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결합하기로 했습니다.
 
내일 회동에서는 기존 원자로 용기와 주기기 공급을 넘어 테라파워의 미국 사업에서 HD현대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테라파워가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와이오밍주 나트륨 원자로 건설허가를 확보하면서 실제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만큼 추가 기자재 공급이나 장기적인 공급망 구축 등이 거론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정부가 전날 SMR을 미래 성장동력인 ‘7대 SEED’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면서 SMR의 전략적 중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2035년까지 경수형 SMR 상용화를 추진하는 등 차세대 원전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입니다.
 
HD현대는 SMR의 적용처를 선박으로도 넓히고 있습니다. SMR 기반 추진선 개발과 함께 테라파워와 염화용융염원자로(MCFR)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선박용 SMR을 개발한다는 목표입니다. 발전용 SMR뿐 아니라 선박 동력원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조선과 원전 기술을 결합한다는 구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안정적인 전력원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투자와 기술 협력, 기자재 공급으로 확대된 HD현대와 테라파워의 협력 모델이 어디까지 확대될 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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