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쌓이는데...4대 금융 충당금 '제자리'
부실 1년 새 12% 늘어
충당금 전입액 9% '뚝'
2026-08-18 15:02:13 2026-08-18 15:56:43
[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잠재 부실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쌓는 대손충당금 규모가 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부실채권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흡수할 충당금 적립 속도는 오히려 둔화하면서 금융권의 손실흡수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가 올해 들어 2분기까지 새로 적립한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총 3조612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9586억원보다 8.7% 감소한 수준입니다. 대손충당금이란 금융기관이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대출채권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돈입니다.
 
4대 금융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상반기 기준 2022년 1조9961억원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진 2023년 3조9242억원으로 급증한 뒤 높은 수준을 이어왔습니다. 지난해에는 3조9586억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지만 올해 다시 3조6000억원대로 내려오면서 충당금 적립 기조가 한풀 꺾였습니다.
 
감소세를 이끈 건 KB금융(105560)신한지주(055550)입니다. KB금융의 상반기 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1조3107억원에서 올해 1조130억원으로 22.7% 줄어 4대 금융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습니다. 신한금융도 같은 기간 1조647억원에서 9498억원으로 10.8% 감소했습니다.
 
반면 하나금융지주(086790)는 6399억원에서 6842억원으로 6.9%, 우리금융지주(316140)는 9433억원에서 9659억원으로 2.4% 늘었습니다. 하나·우리금융이 충당금 적립을 늘렸지만 KB·신한금융의 감소분을 상쇄하지 못하면서 전체 전입액도 감소했습니다.
 
충당금 적립 속도가 둔화하는 사이 부실채권은 오히려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4대 금융의 충당금 총액은 지난해 2분기 15조8930억원에서 올해 2분기 15조7970억원으로 0.6%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NPL) 규모가 12조7347억원에서 14조2344억원으로 11.8% 증가한 것과 대조됩니다.
 
부실채권은 늘고 이를 흡수할 충당금은 줄면서 금융지주의 손실흡수력을 보여주는 지표도 악화했습니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을 보여주는 NPL커버리지비율은 6월 말 기준 4대 금융 평균 112.6%로, 1년 전(124.7%)보다 12.1%p 떨어졌습니다. 그만큼 지주들의 부실 대응 여력이 뒷걸음질했다는 의미입니다.
 
지주별로는 하나금융의 하락폭이 가장 컸습니다. 하나금융의 NPL커버리지비율은 지난해 106.2%에서 올해 86.4%로 19.8%p 떨어졌습니다. 4대 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100%를 밑도는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은 127.0%에서 112.9%, 신한금융은 126.9%에서 115.5%, KB금융은 138.5%에서 135.4%로 각각 낮아졌습니다.
 
하반기에도 금융지주들의 건전성 관리 부담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경기 회복이 더딘 가운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여력이 약화할 경우 연체율 상승과 함께 대출채권의 추가 부실화 가능성도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은 현재 금융권의 건전성이 당장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충당금 적립과 부실채권 정리를 통한 손실흡수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해 부실채권비율과 연체율 추이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대손충당금 적립 현황을 보고, 부실채권 상·매각 등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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