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 디스카운트 심화…"보통주와 격차, 왜 한국에서만 커지나"
국내 우선주 평균 45% 할인…"의결권만으로 설명 안돼"
ETF 자금 보통주 쏠림에 할인 심화…"거버넌스 리스크 반영"
"비싼 보통주보다 싼 우선주"…자사주 매입·소각 효율성 주목
2026-08-31 16:08:25 2026-08-31 16:12:57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국내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평균 45%가량 싸게 거래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를 사들일 때 상대적으로 비싼 보통주만 고집하는 것이 주주가치 측면에서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크게 할인돼 있다면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사들여 소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선주 할인에 단순한 의결권 차이뿐 아니라 기업의 자본배분과 지배구조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규식 비스타글로벌자산운용 포트폴리오매니저는 31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개최한 제55차 세미나에서 '한국 기업거버넌스의 카나리아, 우선주 디스카운트 문제'를 주제로 발표하며 "국내 우선주가 사실상 ‘무의결권 보통주’에 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내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추가 배당을 받는 권리가 미미하고 청산 시 잔여재산 분배에서도 보통주와 동순위인 경우가 많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우는 보통주보다 26%, 현대차우는 52%, LG전자우는 64% 할인돼 거래되고 있습니다. 김 매니저는 미국 알파벳 Class C가 의결권 있는 Class A와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는 점 등을 들어 의결권 부재만으로 국내 우선주의 할인율을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매니저는 할인 원인으로 자사주 매입·소각과 공개매수에서 우선주를 배제하는 이른바 ‘터널링’을 꼽았습니다. 우선주 주주가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서 반복적으로 소외되면서 할인율이 고착화됐다는 것입니다.
 
국내 우선주의 할인 폭은 상당합니다. 국내 상장 우선주는 113종, 시가총액은 약 200조원에 이르지만 보통주보다 평균 45%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앞선 발제에서 사친 미스트리 팰리서캐피탈 매니징디렉터는 "한국 우선주의 할인율, 즉 보통주 대비 45%라는 할인율은 이례적"이라며 "의결권의 부재만으로는 45%에 가까운 할인율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한국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높은 배당을 받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일정 수준의 할인은 자연스럽지만, 국내 우선주의 할인 폭은 그 정도를 크게 넘어선다는 것입니다. 미스트리 디렉터는 투자자들이 우선주 가격에 “기업거버넌스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우선주 주주가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서 공정하게 대우받을 수 있을지, 이사회가 우선주 주주의 이해관계를 충분히 고려할지에 대한 불안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것입니다.
 
패널 토론에서 강동오 우선주 리레이팅 캠페인 제안자는 자사주 매입에서 기업의 자본배분 효율성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강 대표는 ‘자사주 매입, 왜 더 싼 우선주는 사지 않는가?’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보통주와 우선주 가운데 어느 쪽을 사들이는 것이 전체 주주에게 더 유리한지 이사회가 비교·검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보통주 가격이 100원이고 우선주가 30원이라면 3000억원으로 우선주를 살 경우 보통주를 살 때보다 약 3.3배 많은 주식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강 대표는 우선주 매입·소각의 효과로 소각 효율을 높이고, 우선주 가격을 정상화하며, 향후 자금조달 여건도 개선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실제 사례도 있습니다. BYC는 지난 5일 3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공시하면서 보통주 약 10억원, 우선주 약 20억원을 배정했습니다. 우선주에 전체 예정 금액의 약 3분의 2를 배정한 것입니다.
 
이어 전종언 마이알파자산운용 한국 대표는 우선주의 낮은 유동성이 할인 요인이라고 분석했고, 유건호 미래에셋증권 책임연구위원은 구형·신형 우선주와 유동성 등에 따라 종목별 할인 원인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찬형 페트라자산운용 대표는 미국 알파벳 등 무의결권 주식이 국내 우선주처럼 큰 폭으로 할인되지 않는 점을 들어 의결권만으로 국내 할인율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선주 가격에 의결권뿐 아니라 수급과 회사의 우선주 취급 방식이 함께 반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김규식 비스타글로벌자산운용 포트폴리오매니저가 31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개최한 '은폐된 한국 우선주 디스카운트 문제와 그 해법'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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