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예산 언박싱 2027'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두 번의 기회는 없다.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실기 땐 레임덕(권력 누수)을 넘어 데드덕(권력 공백). 출구전략은 8음절과의 결별. 공소취소, 그리고 연임 개헌. 간단하다. 엑스(옛 트위터)에 올리든, 기자회견을 하든 "공소취소도 연임 개헌도 없다"고 못 박으면 될 일. 침묵은 자충수. 왜 스스로 국정 동력 약화를 자초하나. '대통령 침묵·거수기 여당·개딸(개혁의 딸)'의 삼각 편대. 내란 극복 정치 연합 세력이 원하는 혁신은 뒤로한 채 '정권 보위 개혁'에 매달리는 그들. 보편성이 결여된 정치 퇴행. 통탄할 노릇이다.
보위개혁은 가짜 민주주의
2024년 12월3일 22시23분, 서울 용산 대통령실. 한밤중 난데없는 윤석열씨의 비상계엄 선포. 전두환 신군부의 1980년 5·17 계엄령 이후 44년 만. 군은 7분 뒤 계엄사령부로 전환, '포고령 1호'를 발동했다. 시민들이 나섰다. 이들의 집단지성은 '4일 새벽 1시 여야 190명 만장일치 계엄 해제 결의안→새벽 4시27분 윤씨의 계엄 해제 수용'을 끌어냈다.
윤건희(윤석열+김건희)정권은 결국 몰락했다. 이후 빛의 혁명으로 출범한 국민주권정부. 민주당은 지난달 11일 당 강령에 '빛의 혁명'까지 추가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형식적 민주주의 형태는 갖췄다. 실상은 소리만 요란한 빈 껍데기. 국가 백년대계인 구조개혁은 하세월. 세제개편안 등은 수정되기 일쑤. 대신 위헌 논란에도 사실상의 4심제인 재판소원제를 비롯해 법왜곡죄·대법관 증원 등 사법 3법은 물론, 참여연대조차 비판한 정보통신망 개정안 등을 밀어붙였다.
핵심은 그들만의 보위 개혁. 방탄 요새화 아닌가. 참담하다. 2016년 최순실 게이트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나'를 빗대 표현하면, 21대 대선에서 1728만7513명이 '이러려고 1번을 뽑았나'라고 할 판이다. 보위 개혁의 폭주 기관차는 끝나지 않았다. 정점의 두 축. 공소취소와 연임 개헌. 애초 의심에 그쳤다.
그사이 여당 내부에선 일명 '공취모'(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를 만들었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105명이 참여했다. 최근엔 '조작기소 특검'(윤석열정권 검찰청·국가정보원·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법무부는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를 띄워 이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8건 사건에 대해 진상을 규명한다. 일각에선 공소취소의 사전 정지 작업으로 의심.
8음절과 결별하라

불길한 징조는 2년 전부터 감지됐다. 2024년 총선 당시 벌어진 '친명(친이재명)횡재·비명(비이재명)횡사' 공천. 비명계가 줄줄이 컷오프되는 사이, 대장동 변호사(김기표·김동아·박균택·양부남·이건태, 이상 가나다순)들이 그 자리를 꿰찼다. 2024년 11월16일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1심 징역형 선고 이후엔 "비명계가 움직이면 죽일 것"이라는 극언이 당 내부에서 서슴지 않고 나왔다. 홍위병으로 전락한 민주당. 끝내 공취모 공동대표인 김승원 의원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이어졌다.
대통령 변호인에 대한 보은 인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조원철(법제처장)·김희수(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태형(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 두 자릿수가 넘는다. 김건희 방탄을 위해 검찰을 싸고돌았던 윤석열정권과 무슨 차이가 있나. 조 법제처장은 지난해 10월24일 연임 개헌에 대해 "국민이 결단할 문제"라고 했다. '명픽'(이 대통령 픽) 입법부 수장인 조정식 국회의장도 7월28일 같은 주장을 했다.
공소취소부터 연임 개헌을 밀어붙인다면 명백한 주권 배신이요, 문명의 역주행이다. 스스로 국민주권정부로 칭하지 않았나. 앞에서 빛의 혁명을 말한 정권이 뒤에선 수탁받은 입법권으로 특정 형사사법 절차를 흔들고 있다. 응당 따라오는 권력 사유화 비판. 삼권분립은 87년 헌법의 깃발이자, 민주화 상징이다. 덧없는 정치권력 하나로 없앤다? 불가능하다.
착각은 자유. 제아무리 개딸(개혁의 딸)이 둘러싸도 '재명 산성' 같은 건 없다. 애초에 쌓아지지도 않는다. 흙을 모아봤자, 작은 물길 하나면 흩어지는 모래성에 불과하다. 권력의 사적 전용 끝은 필연적 패망이다. 정권은 짧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은 찰나. 더 짧다. 대통령 스스로 결자해지하시라. 버티면 기다리는 것은 민심 역린. 민주당정권에 대한 전 국민 트라우마. 8음절의 종착지는 화무십일홍(열흘이나 붉게 피울 꽃은 없다).
최신형 정치정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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