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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신신제약(002800)이 올해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지만, 회사의 자금줄은 대표이사 개인 신용에 기대고 있다.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음에도 은행권이 대표이사에게 수백억원대의 연대보증을 유지시키는 사실은 회사의 성장과 시장의 신용평가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사진=신신제약)
영업이익 2배 늘었지만, 이병기 대표 연대보증 유지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이병기 신신제약 대표는 차입금 228억 2900만원을 연대보증하고 있다. 보증 규모는 상반기 기준 총차입금(단기차입금·장기차입금 합계 약 398억원) 57%에 달한다. 회사 빚의 절반 이상을 이 대표 혼자서 책임지는 모습이다.
문제는 개인 보증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시점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점이다. 영업이익이 두 배 가까이 뛰고 부채비율까지 눈에 띄게 낮아지는 등 재무제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음에도 은행권이 대표이사 개인 신용 보강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표면적인 실적·지표 개선과 시장의 실질적인 신용평가 사이에 여전히 온도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신신제약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2억원으로 전년 동기(35억원) 대비 2.07배 늘었고, 순이익은 65억원으로 전년 동기(24억원)보다 2.73배 급증했다.
매출액도 642억원으로 전년 동기(549억원)보다 16.89%(93억원) 증가했다. 매출총이익률은 36.5%에서 39.1%, 영업이익률은 6.4%에서 11.3%로 상승해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좋아졌다.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 또한 연결 기준 84.5%에서 79.3%, 별도 기준 83.25%에서 77.79%로 낮아졌다.
상환 부담, 장기에서 단기로…관건은 '자체 신용도' 입증
은행권이 신신제약의 신용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는 것은 차입금 구조 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신제약은 올해 상반기 중 만기가 도래한 유동성장기차입금 216억 6900만원을 상환했는데, 이 재원의 상당 부분은 새로 순증가시킨 단기차입금(약 179억 6000만원)으로 충당됐다. 이에 따라 전체 차입금에서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지만, 이 과정에서 총차입금 자체는 437억원에서 401억원으로 8.3% 줄어, 상환 부담이 장기에서 단기로 옮겨가는 동시에 차입 규모 자체는 소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숫자만 놓고 보면 재무구조가 안정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환 부담이 장기에서 단기로 옮겨가며 매년 돌아오는 차환 부담이 커진 셈이다. 단기화된 상환 구조와 낮은 신용등급 등 재무구조와 신용 관련 요소들을 고려해 대표이사 개인보증이라는 추가 안전장치를 풀어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눈여겨볼 대목은 신신제약이 상당한 물적 담보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개인보증까지 추가로 요구받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세종공장 등 장부금액 573억원 상당의 유형자산을 차입금 담보로 제공 중이다. 설정된 채권최고액만 432억원이다. 투자부동산 29억원 역시 추가 담보로 잡혀있다.
핵심자산 대부분을 은행에 담보 잡힌 상태에서 대표이사 개인의 연대보증까지 별도로 요구받고 있다는 것은 회사의 자체 신용도가 아직 높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로 신신제약이 중소기업은행 등 금융기관과 맺고 있는 여신 약정 총한도는 511억 7000만원인데, 이 가운데 시설자금대출(214억 7000만원)과 일반대출(90억원)은 한도를 100% 소진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이번 개인보증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주요 주주 현황을 보면 이병기 대표이사 지분율은 26.36%, 2대 주주인 김한기 씨의 지분율은 10.65%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합계는 51.01%에 그친다. 나머지 48.99%는 소액주주를 포함한 기타 주주가 보유했다. 전체 지분 가운데 26% 가량을 가진 이 대표가 회사 차입금 절반 이상을 개인 명의로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지분율 대비 과도하게 자금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표이사 개인 신용에 문제가 생길 경우 곧바로 회사의 자금 조달 여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이 대표의 개인 신용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은행권과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을 중심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을 원칙적으로 폐지해 왔다. 다만 법인 대출의 경우 대표이사 등 실제 경영자 1인의 연대보증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항목으로 남아 있다. 신신제약도 예외 조항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적이 급등한 시점에서 보증 규모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관건은 신신제약의 실적 개선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져 '자체 신용도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느냐'다. 상반기와 같은 두 자릿수 매출 성장과 세 자릿수 이익 성장이 연간 기준으로도 확인되면, 금융권의 여신 심사 기준 역시 달라질 여지가 있다. 다만 그전까지는 대표이사 개인이 회사 차입금의 절반 이상을 계속 짊어져야 하는 구조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신신제약 측은 <IB토마토>에 "지난해 말까지 대표이사 명의로 305억 8000만원가량의 연대보증액이 있었는데 이를 일부 상환하고 올 상반기 그 규모가 228억원 가량으로 줄어든 것"이라며 "(대기업이 아닌 경우) 대표이사 개인이 연대보증을 서는 사례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만기 도래를 앞둔 단기차입금 비중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1년마다 은행권과 협의해 상환 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라며 "매출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차입금 상환 관련해서는 큰 리스크가 없다"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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