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 재발 막는다…금융위·금감원, PEF 규제 손질
금감원 "연기금·기관 출자자에 운용사 감시 권한 부여"
PEF 차입한도 '200% 하향' 원스트라이크 아웃 근거도
규제 실효성 조율 과제…해외 운용사와 '역차별' 우려도
2026-09-18 17:53:19 2026-09-18 18:35:34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PEF) 운용사(GP)에 대한 책임과 감독을 강화하는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이후 차입·유동성 관리와 신용등급 하락 직전 전단채 발행, 회생절차 신청 등을 둘러싸고 PEF 운용 전반의 책임성과 감독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커진 데 따른 것입니다.
 
금융당국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사모펀드 MBK 책임규명과 홈플러스 진짜 회생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PEF 제도개선 및 차입매수(LBO) 관련 감독대책을 제시했습니다. 핵심은 GP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PEF의 과도한 차입과 불투명한 운용을 사전에 관리하는 것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PEF 제도개선 방안을 토대로 GP의 중대한 법령 위반에 대한 등록취소 근거를 마련하고, GP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부과하고 준법감시 등 GP 내부의 통제체계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중대한 법령 위반을 한 차례만으로 GP 등록을 취소할 수 있는 이른바 ‘원스트라이크 아웃’ 근거도 금융위 제도개선안에 담겼습니다.
 
국회에서는 금융위와 협의해 마련한 관련 법안도 발의돼 있습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PEF 단위에 머물렀던 보고체계를 실질적인 운용 책임자인 GP 중심으로 확대하고, GP가 받는 보수와 보수 산정방식 등을 금융당국 보고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유동수 의원안은 GP 주요출자자에 대해 충분한 출자능력과 건전한 재무상태, 사회적 신용 등을 요구하는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신설하고 GP 등록요건과 제재체계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관련 법안에는 일정 규모 이상 대형 GP에 대한 준법감시인 선임 의무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GP에 대한 보고의무 강화는 이번 규제 논의의 핵심 축입니다. 금융위의 기존 제도개선안은 GP가 운용하는 PEF의 현황뿐 아니라 투자·인수기업의 자산·부채·유동성 등 주요 경영정보를 금융당국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GP의 보수와 투자내역 등을 LP에 제공해 투자자의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기존의 사후적인 검사 중심에서 벗어나 GP와 투자기업의 위험요인을 상시적으로 파악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금감원은 LP를 통한 GP 견제·감시 체계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호빈 금감원 펀드심사2팀장은 “현재 펀드별로 정보를 받고 있어 운용사 단위로 정보를 받을 법상 근거가 없다”며 “LP를 통해 운용사를 견제할 수 있도록 현황 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습니다.
 
LBO 규제도 별도 축으로 강화됩니다. 금융위·금감원은 PEF의 차입한도 자체는 현행 순자산의 400%로 유지하되, 200%를 초과할 경우 차입 사유와 PEF 운용에 미치는 영향, 향후 관리방안 등을 금융당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이보다 강한 규제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일부 의원안은 PEF 차입한도 자체를 현행 400%에서 200%로 낮추는 방안을 담고 있어, 향후 입법 과정에서는 ‘200% 초과 시 보고·관리’와 ‘차입한도 자체를 200%로 축소’하는 방안의 조정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금감원은 올해 3월 GP 표준내부통제기준도 마련했습니다. 대표이사를 내부통제의 최종책임자로 두고 준법감시담당자를 핵심 투자·운용 업무에서 분리하는 한편, 정보교류 차단, 이해상충 방지, 내부고발자 보호, 임직원 자기매매 점검 등의 관리체계를 제시했습니다.
 
금융위는 법령 개정과 함께 시장의 자율적인 관리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PEF 위탁운용 가이드라인’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에는 PEF 투자원칙과 운용사·LP 간 표준계약서 등을 담을 계획으로, 금융위는 이를 통해 과도한 배당이나 LBO 등의 문제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관련 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규제 강도와 적용 범위 등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GP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경우 국내에 등록하지 않은 해외 운용사와의 규제 차익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어, 입법 과정에서 규제 실효성과 국내외 운용사 간 형평성을 어떻게 조율할지도 변수입니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사모펀드 MBK 책임규명과 홈플러스 진짜 회생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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