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편 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검찰 개혁으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신설돼 수사 대상과 범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대통령과 국회의원에 대한 수사를 중수청에 맡기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공수처는 개편안이 나오기 전부터 대통령에 대한 중수청 수사가 견제 구조 퇴보라며 반발했습니다.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청사에서 관계자가 현판을 청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중수청 출범 닷새 만에 공수처 개편 예고
법사위 소속 김기표·김남희·김동아·김한규·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수사·기소 분리 시대, 공수처 기능 전면 개편'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2일 중수청과 공소청 개청으로 검찰의 기소·수사가 분리되면서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 기능을 담당하는 공수처 역할 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마련됐습니다.
토론회에서 공개된 공수처 개편안 핵심은 수사 대상과 범위 정비입니다.
현행법상 공수처는 대통령과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국회의원, 대법관 등 고위공직자 대부분을 수사할 수 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선 중수청이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 수사를 맡고, 공수처는 판사와 검사, 경찰, 수사관 등을 수사하는 개편안이 나왔습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의원들은 공수처 수사 대상을 한정하는 대신 수사 범위는 넓히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공수처 수사 범위가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 뇌물 및 알선수재 등 부패 범죄에서 모든 범죄로 늘어나는 셈입니다.
이근우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은 토론회에서 "공수처 소속 검사와 수사관에 대한 법왜곡죄 고소·고발이 아니면 법왜곡죄 사건은 모두 공수처로 자동 이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공수처 공개 반대 입장에도 완강한 민주당
이 같은 공수처 개편 방안이 이날 토론회에서 처음 제기된 건 아닙니다. 이미 공수처는 전날에도 민주당의 개편 움직임을 감지하고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냈는데요. 김백기 공수처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중수청과 경찰은 행정안전부 소속이며 장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면서 "대통령의 지휘 계통에만 (수사를) 맡기는 건 견제 구조의 퇴보"라고 밝혔습니다.
김 대변인은 또 "수사 대상자의 직속기관이 수사 기관이 되는 구조"라며 "공수처의 실질적인 독립성과 국민 신뢰 측면에서 후퇴할 가능성이 크고, 독립적인 지위에서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척결하려는 공수처법의 입법 목적에도 맞지 않는다"고 따졌습니다.
토론회를 개최자 중 한 명인 김기표 의원은 "공수처가 대통령과 국회의원에 대한 수사를 못하는 데에 문제 제기가 있다"며 "지금까지 공수처가 그런 수사를 정말 잘할 수 있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사 대상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배제된 데 대한 우려를 공수처 책임으로 돌린 꼴입니다.
또 다른 주최자 김동아 의원은 "공수처가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데 대한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현실은 공수처가 정말 무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공수처 개편 예상 시기는 국정감사 이후입니다. 민주당은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법 개정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박상현 공수처 수사기획관은 "지금 필요한 것은 기관의 임무를 덜어내는 일이 아니라 기관이 부여받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일"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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