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검찰 개혁을 둘러싼 중대범죄수사청 소속 부처 결정과 보완수사권 존치 논쟁은 여권 내 갈등의 골을 깊게 했습니다. 검찰 개혁의 방향을 놓고 이재명 대통령과 여권 강경파가 엇박자를 낸 데 이어 유시민 작가까지 이 대통령의 개혁 의지를 비판하면서 지지층 내부의 균열도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여기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인의 집단 당원 가입 의혹과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자격 논란까지 겹치며 여권의 내홍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취임 500일을 맞은 이재명정부가 내부 갈등에 발목을 잡히면서 국정 지지율 반등의 돌파구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회의를 주재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보완수사권 존치로 당·정 갈등 정점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여권 내 잡음은 중대범회수사청의 소속 부처 결정부터 시작했습니다. 해당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 민주당 지도부와 검찰정상화특별위원회는 기소·수사권 완전 분리를 위해 중수청을 행정안전부 아래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반면 정성호 당시 법무부 장관은 행안부로의 권력 집중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행안부 산하에 경찰과 국가수사본부·중수청까지 두면 권한이 집중돼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취지의 발언도 남겼습니다.
이에 검찰정상화특위는 정 장관을 직격하며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특위 위원장을 지냈던 민형배 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지난해 8월27일 법무부와의 비공개 당·정 협의가 취소된 뒤 "당 지도부는 장관이 당에서 입장을 안 냈는데 그렇게 말한 것에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우려가 있다"며 "당 지도부는 장관이 너무 나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중수청으로 시작된 검찰 개혁 논란은 보완수사권으로 정점에 올랐습니다. 보완수사권 존치 문제를 놓고 이 대통령이 지난 1월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예외가 필요하다"며 "더 연구해야 한다. 그래서 미정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공소청이 출범하는 10월2일까지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입니다.
여권 강경파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나왔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던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1월30일 "예외적인 상황은 다른 방식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며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이 대통령의 발언에 선을 그었습니다. 곧이어 강경파 주도로 2월5일 의원총회를 열고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허용하지 않기로 당론을 정했습니다.
'다수론 대 코어'…지지층 분열 가속화
특히 검찰 개혁으로 촉발된 이 대통령과 유 작가 간 신경전이 지지층 분열을 가속화했습니다. 유 작가는 지난달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생각한 검찰 개혁은 우리가 생각한 검찰 개혁, 민주당 입장,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얘기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면서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질타했습니다. 이에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통해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는 것에 유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지지층 내부 분열도 심각합니다. 유 작가는 앞서 자신이 이 대통령의 '구조적 다수론'을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언급해 이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른바 '코어(핵심) 지지층'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과 김민석 민주당 대표 등 '친명(친이재명)'은 지지층 외연 확장에 무게를 두지만,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강경파와 유 작가 등은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결집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신천지 교인의 집단 당원 가입 정황이 포착되며 여권 내전이 장기화하는 양상입니다. 내부 잡음에 30% 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 반등도 요원한 상황입니다.
최근엔 김 후보자가 여권 내 갈등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8일 김 후보자를 지명한 직후 여권 내 강경파는 '친윤(친윤석열) 검사'라며 제동을 걸었습니다. 지난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징계 추진에 반대했고, 2022년 대검찰청 형사부장 시절에는 민주당이 추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도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입니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김 후보자를 나치·밀정 등에 비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선 "친윤 검사일뿐만 아니라 공직자로서 부적합하다"며 "책임과 양심에 기반해 나라를 위해 말한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다시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다음날 추 지사를 겨냥해 당 유튜브 '민티 07'에서 "각자의 처지와 역할에 맞게 정확하게 하는 것,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언급했지만 갈등은 쉽게 사그라들기 어려워 보입니다. 실제로 이날 국회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의 이견 속에 김 후보자 인사청문 보고서에 적격과 부적격 의견을 병기해 통과시키면서 논란의 불씨를 남겼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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