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 생중계' 관련 논란에 '정면돌파'를 선택했습니다. 국무회의 공개가 장관 및 국무위원들의 '쓴소리'를 막고, 본질적 '소통'과는 거리가 멀다는 일각의 주장에 선을 그은 건데요. 해당 논란 이후 처음 열린 이날 국무회의는 124분간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진행됐습니다. 대신 더 많아진 국무위원들의 토론 참여는 변화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늘어난 토론 참석 '존재감'…여전한 '공개 질책'
20일 청와대와 <KTV>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최근 네 차례 국무회의는 최소 90분에서 최대 126분까지 생중계됐습니다. 지난달 29일 제42회 국무회의 당시에는 약 126분을 진행했고, 이달 13일 제44회 국무회의는 90분간 이어졌습니다.
최근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던 국무회의 생중계 시간은 '공개 논란' 이후 다시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해당 논란 이후 첫 국무회의는 총 124분의 생중계로 진행됐습니다.
국무회의 생중계 관련 논란은 지난 2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 만찬에서 국무회의 생중계 범위를 줄이자는 일부 장관의 건의가 있었다는 언론 보도 이후입니다.
국무회의가 생중계되다 보니 국무위원들이 대통령 의견에 반대하는 '쓴소리'를 하지 못한다는 취지인데요.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본질적인 문제와 공개해야 할 것은 감추면서 국무회의 생중계 쇼로 국민과 소통하는 척만 한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걸린 사안을 비공개로 일관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공무원에게 호통이나 치는 것이 이재명정부가 말하는 소통이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연일 국무회의 공개 논란에 반박했습니다. 국무회의 생중계로 인해 장관들이 쓴소리를 하지 못한다는 지적에는 "국무위원은 물론 국무위원이 아닌 청장, 위원장, 심지어 지자체장까지 할 말을 다 한다"면서 "'공개회의라 국무위원들이 말을 못 한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지난 19일 청와대 춘추관을 깜짝 방문해 기자들과 진행한 간담회에서도 "보안이 필요한 사안이 아니라면 국민이 알 필요가 있다"면서 "국무회의를 공개했다면 계엄이 있었겠냐"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국무회의가 124분 동안 생중계되며 원점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변화가 감지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청년 대상 생애 첫 연금 지원' 관련 보고가 결정적인데요.
이 대통령은 해당 사업이 '신청제'로 운영되는 것이 "실질적인 불평등을 야기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가 복지가 '신청주의'로 흐르는 것이 또 다른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건데요. 해당 의제는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의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부처에 국한되지 않는 토론이 주목됐는데요.
이 대통령을 포함해 △한성숙 국무총리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에 이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과 법제처장, 국가유산청장까지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생중계가 국무위원들의 발언을 제한한다는 지적을 불식한 셈입니다.
다만 여전히 이 대통령은 18세~26세 청년 국민연금 지원 과정에서 18세 일률 지원에 어려움이 있다는 정 장관의 설명에 "국민에게 유리하지만, 결국 재정 문제 때문 아닌가. 뭘 그렇게 어렵게 얘기를 하나. 솔직히 얘기하시라"고 질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무회의 비공개 토론도 활발"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무회의 생중계는 국민이 주인인 국민주권정부에서 국민의 대리인인 공복이 최고 의사결정기구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직접 라이브로 투명하게 본다는 취지"라며 "지난해 7월 (생중계 시작) 이후 공개 부분과 범위가 상당히 변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효율적으로 토론하고 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비공개 토론도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X(엑스·옛 트위터)에서 "공개여서 못 할 말은 비공개회의에서 하면 되고, 그래도 하기 어려운 말이 있으면 개별적으로 전화나 메시지를 보내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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