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월호 고박 업체 자회사…인천 아암1단지 불법전대 의혹
냉동창고 한 동 단독 임대, 10여개 업체도 승인 없이 전대
A사 "전대 승인 안 받아"…해경·경찰 수사, 감사원 감사 착수
2026-10-28 17:51:02 ㅣ 2026-10-28 18:17:35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세월호 고박(배에 화물·차량을 고정하는 일) 업체인 우련통운의 자회사가 인천항 배후단지에서 냉동창고를 지어놓고 불법 전대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명백한 규정 위반으로 관계당국의 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인천 제물포구 아암물류1단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2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우련통운의 자회사 A사는 2007년 2월부터 인천항만공사(IPA)로부터 땅을 빌려 2010년부터 인천항 배후단지인 제물포구 신흥동 아암물류1단지에서 냉동창고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당초 냉동창고와 사무실이 있는 4층짜리 건물 하나였는데, 2017년 냉동창고 2개 동과 2019년 12월 1개 동을 추가해 지금은 4개의 크고 작은 창고가 있습니다.
 
수산물 가공·유통 업체인 B사는 2019년 12월 지어진 창고를 단독으로 사용하는데, 이곳에서 수산물을 직접 가공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는 홍보와 판매를 위한 블로그·유튜브를 운영하고 있고, 2022년 10월에는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수산물 가공에 자사 인력과 설비를 이용하고 있다고도 홍보했습니다.
 
IPA가 A사에 땅을 빌려주면 A사가 창고를 지어 B사에 임대를 놓는 전형적인 전대(재임대) 방식으로, 사실상 임대업으로 이윤을 남기는 불법행위입니다.
 
항만배후단지는 항만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돈을 들여 만든 땅입니다. 무역 중심인 인천항은 입주 기업들이 배후단지 목적에 맞게 땅을 활용하고, 공공성이 유지되도록 전대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냉동창고는 물론 인력과 장비도 A사가 직접 운영해야 하고, A사는 화주를 유치해 이윤을 남겨야 합니다.
 
문제는 B사만이 아닙니다. A사의 4층짜리 건물에는 사무실이 30여개 있습니다. 이 중에는 A사가 쓰는 사무실도 있지만, 10여개 사무실에는 다른 수산물 유통업체 이름이 걸려 있습니다. B사와 마찬가지로 냉동창고 일부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8일 인천 아암물류1단지에 있는 A사 건물. 다른 업체들의 이름이 적힌 우편함이 여럿 보인다. (사진=뉴스토마토)
 
A사의 불법 전대 행위는 아암1단지 관리 주체인 IPA가 문대림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 의원실이 IPA에서 받은 '임대부지 내 제3자 사업자 등록 현황'을 보면 A사는 제3자 사업자 등록 내역이 없습니다.
 
B사를 비롯해 10여개 업체가 함께 사무실과 냉동창고를 사용하는데, A사는 모두 자신들이 사용·관리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입니다.
 
1종 항만배후단지 관리 규정에서 전대를 인정하는 경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화주가 자신의 화물을 확인하기 위한 경우나 장비와 인력 파견 업체 등에 사무실을 내줄 수 있습니다. 다만 IPA에 전대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A사는 이 절차를 모두 무시했습니다.
 
A사도 사실상 불법 전대를 인정했습니다. A사 대표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B사가 자사 인력과 설비를 이용해 직접 창고를 운영하고 수산물을 가공했다"며 "다음 달 계약이 만료되면 더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무실 입주 기업들에 대해서는 "화주들이 필요해 사무실을 내준 것"이라며 "전대 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인천 항만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체 간 계약 관계만으로는 불법 전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임대 계약 대신 화물 보관 계약으로, 인력과 장비는 용역 계약으로 위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수사기관이 의지를 가져야 파헤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현재 인천항의 만연한 불법 전대를 수사하기 위해 해양경찰청과 인천경찰청이 수사에 나섰고, 감사원도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IPA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그에 따라 대응 방안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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