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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힘겨운 高유가 파고넘기
2011-04-22 16:28:04 2011-04-22 18:40:28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고유가 행진으로 고통이 본격화 된 국내 항공사들이 유류비를 절약하기 위해 항공기 무게를 줄이는 등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여전히 숨통을 트지 못하고 있다.
 
중동지역의 긴장 지속과 달러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잠시 주춤했던 국제유가가 또 다시 이틀연속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거래가격이 전날보다 배럴당 1.71달러(1.47%) 오른 117.31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전 거래일 종가보다 0.84달러(0.75%) 오른 배럴당 112.29달러로 마감됐다.
 
이처럼 연일 이어지는 유가 상승은 항공업계의 영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올해 초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WTI유 예상치를 각각 85달러와 84달러로 잡았지만 현재 국제유가는 예상과 달리 크게 상승했다.
 
전체 항공기 운영 비용의 약 25~30% 가량을 유류비로 지출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가 1달러 상승 시 연간 약 376억원, 10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다.
 
증권업계는 치솟은 고유가로 인해 대한항공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2200억원에 비해 40% 줄어든 1400억원(업계평균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같은 기간 대비 115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사들은 영업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최적 연료탑재, 기내 카트 경량화, 항공유 헷지 등 다양한 유류대책을 쏟아내고 유가 상승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 항공기 무게 줄이기 안간힘..헷지비율 인상할 듯
 
항공사들은 항공기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4년부터 연료절감 대책을 수립하는 '연료관리팀'을 꾸려 운영 중이다.
 
이 팀은 매출 10% 증대, 비용 10% 절감, 생산성 10% 향상을 목표로 대한항공 '10-10-10'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단축항로 개설과 적절한 근접 교체공항 선정을 추진 중이며, 운항 시간대에 따른 음용수 탑재량을 분석하고있다.
 
또 엔진 효율 증대를 위해 엔진 내부 물세척과 경량 화물탑재 용기도입 등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고유가 상황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유가가 쌀 때 항공유를 미리 사두는 '항공유 헷지' 비율도 25%에서 30%로 인상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올해 1월부터 유가관련 전문 인력 등으로 구성된 '통제지원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 팀은 비행절차 개선, 최적연료탑재, 중량관리, 엔진세척으로 에너지 소비량 절감과 함께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와의 항공유 공동구매 등으로 유류부담을 줄여 나가고 있다.
 
특히 항공기에 탑재되는 27kg 카트를 20kg으로 경량화하는 작업을 올해 중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1회 운항시 277kg의 중량 감소 효과를 볼수 있다.
 
기내 책자 등 인쇄물의 재질 변화와 크기 축소 등 탑재 물품들의 경량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유가 비상시에만 운영했던 연료관리 TF팀이 최근 통제지원팀으로 새로 구성되면서 본격적인 유류비 절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항공사 유가 대책팀..효과는?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항공사들이 실시하고 있는 유류비 대책는 실제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항공사의 특성상 무게 줄이기, 단축노선, 항공유 보유 등 외에는 효과가 큰 유가 상승 대책을 내놓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국내 항공업은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대외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취약하다"며 "석유 등 지하자원이 없다보니 타국 외항사에 비해 유가 리스크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가가 1달러 오를 때마다 항공사의 비용부담이 100억원 이상 증가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류할증료를 통해 유류비의 50%정도는 비용 충당이 가능하지만 그 이상을 상쇄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1100원대를 무너뜨린 원-달러 환율이 항공사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항공사는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화강세가 지속되면 그만큼 비용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당분간 환율 시장에서 원화 강세 국면이 이어 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원화 강세로 수혜를 받는 항공부문은 2분기부터 긍정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윤성수 기자 yss01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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