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의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여론과 더불어, 론스타의 재상고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양측이 기존가격을 얼마나 낮출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정치권, 시민단체 "론스타, 징벌 매각해야"
지난 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론스타에 대해 "징벌적 강제매각 명령을 내려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론스타가 시세 차익도 모자라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받고 도망가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위가 매각시한을 앞당기고 장내 매각을 명령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 역시 "외환은행 주가가 현재 떨어져 2조 원 이상의 불필요한 돈이 론스타 쪽으로 가게 되는데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11월 하나금융과 론스타 계약 당시 외환은행 주가는 1만 2250원이었지만 현재는 7000원대로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가격 문제는 론스타와 하나금융 당사자 간에 결정한 문제" 라면서도 "하나금융이 그런 상황을 알고 있으며 주주권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적절히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노조와 외환은행 노조 역시 "하나금융이 론스타에게 과도한 자금을 주고 외환은행을 인수하려 한다"며 비판했다.
◇ "재상고 여부에 따라 가격 재조정 나설 수도"
이런 여론 때문인지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역시 지난달 28일 "(외환은행의) 내재적 가치는 분명히 있지만 이는 시장 가치와 함께 간다"며 "계약이 재연장되기보다 재계약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가격 재조정이 있을 경우 론스타가 '재상고'를 통해 이번 계약을 연장하거나 파기할 거란 전망이 나왔었다. 실제 론스타는 지난 2008년 비슷한 이유로 HSBC와의 계약을 파기했다. 또 수익률 극대화가 목표인 사모펀드가 쉽게 가격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13일까지 론스타가 기존 판결에 대한 재상고에 나서지 않으면, 오는 19일 금융위원회가 사법부의 유죄판결을 이유로 론스타에 대해 강제매각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방법은 정하지 않아도 기한은 '6개월 이내'식으로 정할 수 있다. 론스타는 시간에 쫓기게 된다. 6개월 안에 보유 지분 51% 중 10%를 넘는 41%를 매각해야 하는 론스타로서는, 기존 계약을 깨고 새 인수자를 찾아 나서기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하나금융이 그대로 인수해주는 게 나을 수 있다.
하나금융은 원칙적으로 "기존 계약대로 인수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심 가격 조정 가능성을 내비칠 수 있다.
◇ "론스타, 큰 손해 안본다"
론스타의 재상고 가능성이 낮음은 물론 가격 조정에 나서도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일 "론스타가 대법원에 상고한다고 해도 무죄 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대법원 상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매각가격에 영향을 줄 재매각 시기의 경제 상황을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론스타는 유죄를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가격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서 "가격을 10% 인하(주당 1만2000원)한다고 할 경우 인수가격은 약 4600억원 줄어드는 데 이 경우 론스타의 달러기준 IRR(내부수익률)은 25.5%에서 24.6%로 0.9%포인트 낮아지게 된다"며 "가격 인하 후에도 론스타의 IRR이 25%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재협상 여지는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지난 6일 서울고등법원은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에게 외환카드 주가 조작혐의와 관련, 징역3년의 실형을 선고했고 론스타코리아에게도 벌금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