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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금융위·금투협, 소모적 갈등 중단해야”
2012-03-22 10:39:23 2012-03-22 10:39:31
[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취임한 지 한 달이 넘은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은 최근 2주일 동안 대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수장으로 당당히 협회장 자리에 올랐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변수 하나 때문에 사실상 칩거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금투협 조직 개편과 산적한 업계 현안을 해결하기에도 바빠야 할 박 회장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것은 금융위원회가 금투협 건물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불거진 양측의 갈등 때문이다.
 
금투협 노조가 금융위의 이전검토 소식을 접한 뒤 현수막을 내걸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이후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박 회장을 호출하는 등 두 기관의 갈등이 고조됐다.
 
금투협 관계자는 "박 회장은 금투협과의 갈등이 빚어진 이후로 일상적인 업무만 처리만 하고 있을 뿐 대외활동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더욱이 금융위는 금투협과의 업무협의까지 전면 중단하면서 업계의 주요 현안에 급제동이 걸린 상태다.
 
두 기관 간에 벌어지고 있는 불협화음 때문에 애꿎은 업계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투협에 대한 업무규정 승인 권한을 갖고 있는 금융위가 상대적으로 약자인 협회를 상대로 실력행사를 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보기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와 금투협의 소모적인 갈등 때문에 업계의 주요 현안이 보류된 상태"라며 "대내외적으로 경제사정이 녹록치 않는 상황에서 서로 협력을 해도 부족할 판이어서 양측간의 업무 정상화가 시급한 과제"고 지적했다.
 
금투협은 곤혹스러운 처지다.
 
금투협 관계자는 "금융위가 공식적으로 금투협 이전을 요청한 사실이 없는 상황에서 양측간에 벌어진 오해가 갈수록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어 걱정스럽다"며 "하루 속히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다리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금융위와 금투협은 최근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시도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18대 국회가 끝나는 5월 말까지 자본시장법과 금융소비자보호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총선을 앞두고 정무위원회 현역의원들이 대거 물갈이 대상이 된 상황에서 18대 회기안에 법안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와 금투협 간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악영향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증권업계는 "두 기관 사이어 벌어지는 소모적인 갈등은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급 기관인 금융위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고 하루 빨리 관계를 정상화시키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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