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무너진 30년 성공신화..웅진그룹 미래는?
2012-09-27 20:19:55 2012-09-27 20:21:07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앵커 : 웅진홀딩스가 150억원의 만기 도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어제 결국 극동건설과 동반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늘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시장에서는 충격으로 받아들였는데요. 양지윤 기자와 함께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사태를 짚어보겠습니다. 양기자, 어제 오후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전격 접수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웅진홀딩스는 어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자회사인 극동건설과 함께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지주회사와 자회사가 동반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사례는 처음 있는 일인데요, 이 소식을 접한 금융권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이번 웅진홀딩스 위기는 지난 2007년 극동건설을 인수하며 촉발됐습니다. 웅진그룹은 당시 6600억원을 들여 론스타에서 극동건설을 인수했습니다. 이는 당초 업계가 예상한 금액보다 두배나 높은 금액으로 웅진홀딩스는 무리하게 극동건설을 인수해 결국 승자의 저주에 빠지게 됐습니다.
 
앵커 :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동반 부도에 대해 금융권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사정이 있나요?
  
기자: 극동건설은 지난 25일 만기가 도래한 150억원을 비롯해 9월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대출금이 약 1100억원입니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채권자들은 지급보증을 선 웅진홀딩스에 상환을 요구하게 되고요, 웅진홀딩스의 자회사들도 예외없이 대출금 상환 압박을 받게 됩니다.
 
다른 계열사의 연쇄 도산이 우려되는 상황에까지 내몰리게 되자 홀딩스는 극동건설과 함께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극약처방을 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법정관리를 시작하면 빚이나 보증을 선 것을 갚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채권단과의 협의 없이 바로 법정관리행을 직행했다는 점에서 채권은행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어제 웅진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전격 취임하면서 법정관리를 졸업할 때까지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금융권에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법정관리행을 택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 여기에 내부자 거래 의혹도 제기되는 등 도덕성 문제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네요.
 
기자 : 네, 법정관리 직전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부인인 김향숙씨가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웅진씽크빅 주식 4만4781주(0.17%) 전량을 4억원에 처분한 일도 밝혀지면서 주주들의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오늘 긴급 브리핑을 열고 "웅진은 자구노력을 통해 경영을 정상화하려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며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질타했습니다.
  
금감원 측은 "(윤 회장이 웅진홀딩스의 대표가 된 것은) 법적으로 부여된 권한이기 때문에 막을 방법은 없었다"며 "다만 대표이사 취임 과정에서 불공정거래가 있으면 엄중조치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 오늘 웅진계열사들의 주식이 일제히 하락했네요.
  
기자 : 네, 오늘 웅진에너지는 전날보다 14.85% 하락한 2580원, 웅진씽크빅은 14.95% 내린 6600원에 거래를 마쳤고요, 웅진케미칼도 14.92%가 빠졌습니다.
  
MBK파트너스의 인수를 코앞에 두고 좌절된 웅진코웨이 역시 14.94% 하락한 3만6150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앵커 : 웅진 계열사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질 경우 각 계열사별로 남는 자와 떠나는 자로 나뉠 것으로 보입니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이익창출력이 높은 회사들만 남고, 성장성이 높은 자회사들은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웅진코웨는 그룹의 캐시카우라는 점에서 매각보다는 잔류로 선회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설명입니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업황이 2년째 내리 어려운 탓에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웅진폴리실리콘은 매각이 추진 중이고요, 웅진에너지의 경우 시간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웅진에너지의 경우 제품 경쟁력은 확보된 만큼 기업 가치를 좀더 키운 뒤 시장에 내놓지 않겠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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