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 공 받은 安, 단일화엔 '시큰둥'

安 독자 완주 재확인..야권 제세력과의 관계 설정 주목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민주통합당이 4.24 재보선의 최대 관심지인 서울 노원병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전 후보를 지원했던 안 후보에 대한 마음의 빚을 상당 부분 털어내게 됐다. '안철수 신당'발(發) 정계개편에 대응하기 위한 명분도 축적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민주당의 퇴장으로 야권연대의 공을 넘겨 받은 안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새 정치의 씨앗을 뿌리겠다는 제 입장은 일관되고 변함이 없다"는 말로 독자 노선을 재천명했다.

 

 

이는 민주당의 무공천 여부와는 별도로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의 재확인이자, 김지선 예비후보를 내세운 진보정의당과의 단일화 또한 없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안 후보 측 김성식 전 의원도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공학적인 접근을 하지 않고 정말 현실정치와 부딪쳐서 새 정치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안 후보 측이 연대에 선을 긋고 있어 노원병은 야권에서만 안 후보와 김 후보, 정태흥 통합진보당 예비후보 등 세 명이 각자도생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사실상 안 후보가 김 후보와 정 후보에 비해 압도적인 인지도와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안 후보가 태도를 바꾸지 않는 이상 노원병에서의 야권연대 복원은 힘들어 보인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을 공천할 것으로 알려진 새누리당이 후보를 확정하고 여야 4파전이 전개되면서 안 후보가 당선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진보정의당에는 손을 내밀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가능성이 낮다.

 

안 후보의 독자 완주 의지가 매우 확고하고, 지지율 등락에 따라 연대에 대한 입장을 번복할 경우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진보정의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진보정의당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에 대한 당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현재 상황에선 김 후보 역시 완주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안 후보의 태도 변화에 따라 논의를 하게 될 수도 있냐는 질문에는 "지금 거기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이 노원병 연대 논의에서 물러난 가운데 안 후보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선거운동 과정을 통해 야권의 제세력과 어떤 관계를 설정해나갈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