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빠지는 해외주식형 펀드..중국·브릭스 '썰물'
2013-05-23 07:00:00 2013-05-23 07:00:00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해외 주식형 펀드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펀드와 브릭스펀드에서 자금이 집중적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으로 올들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1조2435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브릭스펀드(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를 포함한 글로벌신흥국 펀드에서 5545억원, 중국펀드에서 4120억원 돈이 빠져나갔다.
 
반면 일본펀드로는 1631억원, 동남아펀드로는 1050억원 자금이 들어왔다.
 
◇홍콩H주·브릭스 펀드, 자금 썰물..중국본토는 '자금유입'
 
최근 수익률이 좋은 일본펀드와 북미펀드, 동남아펀드 등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성적이 부진한 중국펀드와 브릭스펀드는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올해들어 중국펀드는 0.05%, 브릭스펀드를 포함한 글로벌신흥국 펀드는 2.19%의 수익을 내면서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수익률 2.23%에도 미치지 못했다.
 
연초이후 북미펀드가 16.42%, 동남아펀드가 19.78%, 일본펀드가 39.12%의 화려한 수익을 냈다는 점과 비교하면 더욱 초라하다.
 
이처럼 성적이 부진하다보니 중국펀드와 브릭스펀드의 자금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슈로더브릭스자E 펀드는 1852억원의 자금이 줄며 해외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출됐다. 이밖에 신한BNPP봉쥬르차이나 펀드와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펀드, 피델리티차이나 펀드, KB차이나 펀드 등 중국펀드에서도 각각 500~15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들 홍콩 H주에 투자하는 중국펀드의 자금은 빠져나갔지만 본토펀드에 투자하는 중국펀드로는 자금이 유입됐다. 삼성중국본토레버리지 펀드와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 펀드, 한화꿈에그린차이나 펀드로는 각각 300억원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홍콩 H증시에는 주로 금융주가 많지만, 본토증시에는 제조업관련주의 비중이 높아 장기적 투자 메리트를 느낀 투자자들이 몰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존의 중국 펀드들은 대부분 홍콩 H증시에 투자했던 펀드로 2007년 이후 부진했던 수익에 지친 투자자들이 이탈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제로인)
 
◇신흥국 보다는 선진국 유리..동남아도 투자유효
 
전문가들은 신흥국 보다는 선진국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만 신흥국 가운데 동남아 국가의 경우는 예외다.
 
이은경 제로인 연구원은 "신흥국의 증시흐름보다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증시흐름이 더 양호하고, 따라서 펀드성과도 더 높게 나오는 점이 투자자의 관심을 브릭스보다 선진국 펀드로 이끈 것"이라며 "다만 동남아 국가에 투자하는 아세안펀드들의 성과와 자금흐름은 신흥국 중에서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는 긍정적 뉴스들이 점차 나오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성장성 우려나 부동산 버블 등으로 인해 경제 구조조정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브릭스 국가의 경우는 원자재 비중이 높다는 점이 우려됐다.
 
김 연구원은 "러시아나 브라질 등 원자재 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가들은 최근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데 따른 여파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우려도 여전하다"고 전했다.
 
다만, 동남아 국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글로벌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동남아 국가로 이동하고 있다"며 "동남아 국가는 내수가 탄탄한데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인한 경제 개방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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