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내란 예비·음모 혐의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51·사진)의 국회 사무실 등이 국정원의 압수수색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 의원이 측근들과 국가 주요시설 타격 준비를 모의하고 총기 보유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28일 국정원은 수원지검 공안부(부장 최태원)의 수사지휘를 받아 이 의원의 자택과 국회 사무실 등 10곳을 전격 압색한 가운데 9시간 넘게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국정원이 이 의원을 중심으로 통진당 일부 당원 등이 내란 예비·음모 공모를 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3년간 내사해 온 끝에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전격적으로 수면위로 떠올랐다.
복수의 공안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해 5월 통진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당원 등 100여명과 비밀리에 모여 경기 남부지역 통신·유류시설을 파괴하자는 모의를 하고, 이를 위한 총기 마련 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 같은 사실을 담은 녹취록 등 관련 자료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그동안의 내사를 통해 혐의가 상당히 소명됐다고 보고 최근 수원지검에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신청했으며 법원 역시 수원지검의 영장청구를 받아들여 영장을 발부했다.
수원지검이 이번 수사를 지휘하게 된 것은 이 의원의 지지세력인 경기동부연합의 근거지가 성남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성남은 수원지검의 관할 구역이다.
국정원은 또 내사과정에서 확인한 사실들을 근거로 이 의원 등과 동조한 사람들을 반국가단체로 보고 국가보안법상 반국가 단체 구성 및 북한 찬양, 이적동조 등의 혐의 등을 아울러 적용했다.
국정원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내사단계에서 입수한 증거들을 뒷받침할 자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번 사건 수사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 있는 의원실 등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수사를 공개로 전환한 데다가 관련 핵심 인물인 홍순석 통진당 경기도 당 위원장 등 3명을 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했기 때문이다.
한 공안당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어떤 면에서는 역대 최대규모의 공안사건으로 볼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의 공안 사건 수사 절차를 고려해 볼 때 국정원 수사가 20여일, 검찰 단계에서의 수사가 30여일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검찰에 송치될 경우 수사를 지휘한 수원지검 공안부가 사건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은 입을 다물고 있다. 국정원에 대한 '수사지휘'가 통상적인 의미의 '지휘'와는 다른 개념이라는 것이다.
한 공안법 전문가는 "형사소송법상 '수사지휘'란 수사권을 가지고 있는 '사법경찰' 등이 수사를 하는데 법률적인 절차를 지휘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검찰이 직접적으로 수사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압수수색 영장발부 사유는 구속영장 발부 사유와는 달리 수사상 상당한 필요성이 인정되면 발부된다"며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는 사실로 이 의원 등의 혐의가 확실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 공안부 출신의 한 변호사도 "국정원이 공개수사로 전환한 만큼 나름대로의 증거가 확보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국정원이 얼마나 혐의 입증을 완벽히 하느냐가 현재로서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지 검찰 수사와 기소 문제 등을 거론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사안이 매우 중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당국이 체포 등 강제구인에 나서기 전에 정치적 파장을 고려해 핵심 인물인 이 의원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은 홍 부위원장 등 이번에 체포된 관련자 3명에 대해 검찰을 거쳐 이르면 29일쯤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석기 의원(사진출처=이석기 의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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