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 2년간 최대 9억엔에 한신과 계약
2013-11-22 23:39:35 2013-11-22 23:43:08
◇오승환.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끝판대장'이 일본 오사카로 간다.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는 22일 일본 프로야구 팀인 한신 타이거즈 측과 경산볼파크에서 양측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해외진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자인 투수 오승환(31)의 이적에 합의했다.
 
계약 기간은 2년으로, 계약금 2억엔과 3억엔의 연봉이 보장된다. 또한 인센티브가 연간 5000만엔(최대)까지 붙어 최대 9억엔(약 94억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한신은 이와 별도로 오승환의 영입에 따라 원소속팀인 삼성 구단에 이적료로 5000만엔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신은 오승환의 영입에 최대 총액 9억5000만엔의 거금을 투자한 셈이 됐다.
 
이는 2004년 이승엽(2년간 5억엔), 2009년 김태균(3년간 7억엔), 2011년 이대호(2년간 7억엔)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고대우다.
 
◇오승환, 후지카와 규지의 미국진출 공백을 메울 적임자
 
오승환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최다 세이브를 기록한 빼어난 기량의 투수다. 그가 2006년과 2011년에 써낸 47세이브의 기록은 아시아에서 '한시즌 최다 세이브'이다.
 
오승환의 주무기는 시속 150㎞가 넘는 직구와 슬라이더다. 특히 직구는 묵직함과 함께 무브번트가 좋아 타자들은 구종을 아는 상황에서조차 속절없이 방망이를 돌리게 한다.
 
한신은 팀에서 장기간 수호신으로 불리던 후지카와 규지가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자 올해 마땅한 마무리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해외 진출을 추진하던 오승환을 영입하려는 배경이 됐다. 한신은 진심을 다해 오승환, 삼성과 논의했고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
 
오승환은 "적극 지원해준 친정팀인 삼성 라이온즈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9년간 삼성에서 뛰며 선수로서 정말 좋은 일이 많았는데, 막상 떠난다 생각하니 기억이 새록새록 다 떠오른다"면서 "어디에서 선수 생활을 하든, 선수로서의 마지막 공은 반드시 삼성에 돌아와서 던지겠다"고 말했다.
 
또한 "처음부터 좋은 조건으로 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준 한신에게 진심을 봤다. 그래서 한신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산볼파크를 찾은 나카무라 가쓰히로 한신 단장은 오승환 영입 결정이 확정된 이후로 "이번 시즌 동안 오승환을 현장에서 두번 봤는데, 최고 컨디션이 아닌 것 같았는데도 완벽하게 막는 모습이었다"며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라서면 뭔가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오승환을 평가했다.
 
◇'끝판대장' 오승환은 누구?
 
지난 2005년 삼성을 통해 데뷔한 오승환은 삼성에서만 9년을 활약하면서 개인통산 444경기에 나서 277세이브(28승13패11홀드),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다. 무표정한 표정으로 '돌부처'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삼성에서 활약한 기간동안 다섯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직접 견인해 '끝판대장'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특히 오승환은 한국시리즈 22경기에 나서 33.1이닝을 맡아 자책점 3점만을 기록하는 놀라운 기록을 써냈다. '1승1패11세이브, 평균자책점 0.81'의 빼어난 투구 기록을 남긴 것이다.
 
삼성은 그동안의 팀 공헌도를 감안해 "오승환이 해외 진출을 모색할 경우 구단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삼성이 이적료로 헐값에 가까운 5000만엔밖에 챙기지 못한 이유도 오승환이 최대한 많은 연봉을 받게 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프로야구단 한신 타이거즈의 홈구장인 고시엔. (사진=이준혁 기자)
 
◇오승환이 입단할 한신은 어떤 팀?
 
한신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함께 일본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구단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 요미우리가 수도 도쿄를 중심으로 관동지방을 대표하는 팀으로 자리잡은 것처럼 한신은 오사카를 중심으로 관서지방을 대표하는 팀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지난 1935년 창단한 한신은 당시 오사카를 연고로 삼다 1961년 연고를 오사카 인근 지역인 효고현의 니시노미야시로 옮겼다. '오사카 타이거즈'라는 이름을 지금의 '한신 타이거즈'로 바꾼 것도 이 때다.
 
오랜 전통에 걸맞게 팬층이 폭넓다. 하지만 우승과의 인연은 오래됐다. 한신은 일본시리즈 1회 우승(1985년), 센트럴리그 우승 9회(1937·추계, 1938·춘계, 1944, 1947, 1962, 1964, 1985, 2003, 2005)를 차지했다. 역사에 비해 횟수는 많지 않다.
 
올해의 경우 센트럴리그 리그 내에서 요미우리에 이어서 2위를 기록했지만, 클라이맥스 시리즈 1스테이지에서 올해 3위팀인 히로시마에 2연패를 당하면서 조기 탈락했다.
 
한신은 그동안 한국인 선수와는 인연이 없었다. 2008년 김동주, 2010년 배영수, 2012년 이대호 등 여러 선수에게 관심을 나타냈지만 정작 영입까지 간 경우는 없었다. 이번 오승환 영입설이 나왔을 때도 실제 영입으로는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 비롯됐다.
 
마무리가 불안했던 한신에게 오승환의 영입은 마지막 남은 퍼즐을 맞추는 순서였다. 29년만에 우승을 노리는 명문팀 한신에게 오승환은 최고의 선택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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