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민주당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6.4 지방선거에서의 연대 문제로 연일 신경전을 펼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한숨만 나온다.
집권도 경험한 제1야당과, 그보다 더 많은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새정치신당(가칭)이 이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승산이 있는 서울 등 수도권과 야권에 전폭적 지지를 보내는 광주·호남을 놓고 '동상이몽' 중인 양측은 '양보론' 같은 낯 뜨거운 공방일랑 치우고 깔끔하게 '결선투표제' 도입을 추진하는게 대안이다.
승자독식 소선거구제에 지역주의까지 더해져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견되는 보수 우위의 정치지형에서, 결선투표제는 공학적 단일화보다 훨씬 더 훌륭한 선택지다.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민주당과 새정치신당은 수도권과 호남은 물론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에서도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된다.
특히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결선투표제가 갖는 커다란 장점이다.
"연대 없다"는 말대로 정말 끝까지 완주할 작정이라면 결선투표제 도입이 새정치 그 자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양측은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야권의 딜레마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하는 결선투표제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있다.
마치 새누리당에 이어 2등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는 것만 같다.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안 되는 이유가 있거나, 현재의 풍토가 유지됨으로써 파생되는 기득권이 너무나 달콤하기 때문일까.
아마 이와 같은 전개라면 민주당과 새정치신당은 서로에게 견제구를 던지며 피로감만 쌓아가다 막판 단일화라는 최악의 그림을 그릴 공산이 커 보인다.
새누리당이 구태라고 연일 목청을 높이는 그 그림말이다.
정의당 등 소수 진보정당의 결선투표제 주장은 힘이 없어 공허하다. 민주당과 새정치신당은 새누리당에 대항할 힘이 있지만 혁신 경쟁에 컨텐츠가 없어 공허하다.
유권자가 정치권을 불신하는 이유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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