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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부총리 취임 1년.."제 점수는요"
2014-03-21 15:09:18 2014-03-21 15:13:19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새롭게 시작되는 박근혜 정부의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통해 중산층을 복원하고 또 더 나아가 국민 행복시대를 여는 하나의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2013년 2월 17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내정자)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기획재정부)
박근혜 정부의 초대 경제수장인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22일로 취임 1년을 맞는다. 5년 만에 부활한 경제부총리 자리에 예상 밖의 발탁으로 숱한 화제를 뿌리며 등장했던 '그'다.
 
현 부총리에게 지난 1년은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해다. 저성장 속 장기간 경기 침체에 빠진 한국경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동분서주(東奔西走) 뛰어다녔다. 네 차례에 걸친 투자 활성화 대책, 각종 경제 활성화 대책 등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던 정책 발표들이 이를 반증한다.
 
하지만 정책추진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역풍'도 많았다. 지난해 8월 발표한 세법 개정안은 '중산층 세 부담 논란'과 함께 일주일 만에 사상 초유의 수정 사태가 발생했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발표는 대통령의 담화와 혼선을 빚으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여기에 신용카드사 고객정보 유출과 관련한 실언 파문은 '현오석의 말·말·말'에 방점을 찍으며 끊임없이 경질론에 휩싸이게 했다. 그의 1년은 때로는 한 달 같은, 때로는 10년과도 같았을 시간이었다.
 
◇경제 성적표 ★★★☆☆..'양호'
 
우선 현오석 부총리의 1년 경제 성적표는 숫자상으로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1분기 0%대까지 떨어졌던 경제성장률은 연간으로 2.9%까지 끌어올려 저성장 고리를 끊는 단초를 만들었고, 수출(5596억달러)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용시장에도 온기가 돌았다. 취임초 20만명대였던 월간 취업자 수는 지난달 12년 만에 최대인 83만명을 넘어섰고, 16개월간 마이너스였던 청년층 일자리도 증가세로도 돌아서는 등 취업난도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러한 조짐들이 경기회복 과정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투자활성화 등 선제적인 정책 대응으로 경기회복에 불씨를 지핀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 '파티는 끝났다'고 선언하며 강력한 공공기관의 정상화를 주문하던 그의 의지도 평가할 만 하다.
 
◇통솔력·리더십 ★☆☆☆☆..'노력 필요'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다. 지난해 여름 발표한 세법 개정안은 '중산층 세금폭탄'이라는 거센 논란과 함께 일주일 만에 수정안을 내놓으면서 온갖 수모를 겪었다. 또 땜질식 전·월세 대책으로 세입자와 임대소득자 모두를 혼란스럽게 해 시장의 혼선을 가져왔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과제들을 담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발표 직전까지 잦은 일정 변경과 함께 대통령의 담화 내용이 사전 배포된 내용과 달라 국민을 혼란케 했다. 전 국민을 분노케 했던 신용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 때는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만 묻는다"라는 실언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팀장은 "현 부총리는 국민에게 신뢰 대신을 불신을 줬고 경제 현안을 풀기는커녕 오히려 가중만 초래했다"면서 "부총리로서 자질과 능력면에서 상당히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리더십'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묻어난다. 경제수장은 '컨트롤타워'에 걸맞은 통솔력과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현 부총리의 특유의 무색무취 행보는 늘 '존재감이 없다'는 꼬리표를 달게 했다.
 
특히 기재부 내부에서도 직원들의 인사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리더십 부재'라는 혹평을 받았다. 현재 기재부는 극심한 인사 적체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서기관(4급)에서 부이사관(3급, 보통 과장급)으로 승진한 사람이 한 명도 없을 뿐더러 2급 국장 이상인 고위 공무원으로 승진한 간부들도 가뭄에 콩나듯 아주 드물다.
 
최근 실시한 과장급 인사에서도 승진 인사는 없고 전부 전보 인사 뿐이었다. 때문에 이번 인사가 과장들끼리 서로 자리를 바꾸는 '돌려막기' 인사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 한 간부는 "부임하면 직원들 인사 문제부터 해결해 줘야 하는데 1년여 가까이 인사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의 사기만 떨어뜨리고 있을 뿐, 수장으로서의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갈 길 멀다..해야할 과제 '수두룩'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오히려 취임 2년차를 맞은 현재 시점이 더 해야할 일이 많다는 분석이다.
 
당장 대내적으로는 내수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계부채를 해소해야 하고, 2년 연속 지속되고 있는 세수 부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여기에 늘어나는 복지수요와 부동산 시장 활성화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많다. 지난달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도 신경써야 할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중국경제 경착륙과 그에 따른 위기감, 일본 아베노믹스의 불안정성,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 위기 등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다.
 
결국 현재 대내외적으로 산적해 있는 현안들을 얼마만큼 잘 해결해 나갈 것인지가 현 부총리의 최종 성적표가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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