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홀로 크는 미국..세계 경제성장 견인차는 '옛말'
미국 물가 '청신호'..유로존·日 디플레 우려 여전
대미 수출 감소세..美. 셰일가스 개발로 원유 수입 줄어
2014-05-20 15:55:54 2014-05-20 17:31:44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미국 경제가 지난 겨울 이상한파에 따른 일시적 부진을 딛고 다시 회복세를 띄고 있다. 반면 미국을 제외한 세계 경제는 뒷걸음질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더는 세계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과거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세계 여러 국가들의 대미 수출이 이전만큼 각국 경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美경기는 회복 중..유로존·日은 뒷걸음질
 
19일(현지시간) CNBC는 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완만한 물가 상승세와 견고한 고용 흐름을 나타내는 미국의 경기 회복세에 환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0개월 만에 최대폭인 0.3%나 올라 경기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특히,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은 경제 전문가 예측 조사 결과 2분기 경제 성장률이 3.3%를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월 전망치인 3.0%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 물가 흐름은 미국과는 극명한 차이를 나타내며 각국의 비관적인 경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유로존 물가 상승률은 0.7%에 그쳐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인 2%를 크게 하회했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낮은 인플레이션이 세계 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라며 "특히, 유로존의 저물가 현상이 가장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올리비에 블랑샤르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말까지 유로존이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은 25%"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정부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던 일본 경제에도 또 다시 어두운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세가 종전의 5%에서 8%로 높아진 탓이다.
 
현재 일본 CPI는 1%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소비세 인상 여파로 또 다시 오름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다.
 
비관적인 물가 전망에 일본 성장률 전망 역시 불투명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올 회계연도 1분기(4~6월) 일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3.3%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美, 자급자족에 수입 감소세 뚜렷.."동반 성장 방정식 깨져"
 
이에 따라 미국 경기 회복세가 세계 경제 전반으로 스며드는 '동반 성장 방정식'이 깨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 같은 분석의 배경에는 미국 무역 활동의 변화를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의 3월 무역수지는 404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월 대비 3.6% 적자폭이 축소된 것으로, 600억달러 적자에 달했던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미국 무역수지 변동 추이(자료=Investing.com)
 
무역수지 개선은 경기 호전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수입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됐다. 자국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국내 생산이 늘어나 수입 탄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슈로더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 성장세의 견인차로서의 미국 역할이 예전보다 약해질 것"이라며 "미국 내 수요는 해외보다는 국내 생산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는 대미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나라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라며 "특히, 신흥국 시장은 이러한 면에서 크게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달러화 가치까지 내리막길을 걸으며 다른 나라의 대미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신흥국의 통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실제로 현재 인도 루피화 가치는 달러당 약 58루피 수준으로, 지난 2011년 때 수준과 비교해 30% 가량 올랐다.
 
슈로더는 "지난 2002년부터 미 달러화 가치가 3분의1 가량 하락했다"며 "미국 수출 경쟁력은 자국 중심 회복정책(on-shoring)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브라질, 인도, 터키, 인도네시아 등의 신흥국 수출 성장세는 2007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 경제 구조의 재구성은 과잉생산을 초래하고, 이로 인해 세계 전반적으로 디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중에서도 미국의 원유 수입이 눈에 띄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에서 셰일가스 붐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셰일가스는 새로운 산업 혁명의 원동력으로 미국 원유·가스 생산을 부추기고 있다"며 "수입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미국산 원유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은 자금 조달 면에서도 '자급 자족'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08년 경제위기를 겪은 후 미국 기업들이 무역 금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슈로더는 "무역 금융은 충분히 회복되지 못했다"며 "이는 미국 기업들이 자국에서의 자금조달 비율을 높인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경기회복에 따라 미국의 수입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신흥국의 대미 수출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실라 파텔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기 회복을 믿기 시작하면 신흥국 경제 성장 잠재력도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라며 "향후 신흥국 흐름을 다시 한번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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