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화재 대표이사 교체..금융당국 예의주시
당국 "과거인사 복귀 그룹 지배권한 강화?..과거회귀는 안돼"
2014-06-04 10:00:00 2014-06-04 10:00:00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흥국(010240)생명과 흥국화재(000540) 대표이사의 임기가 남아 있음에도 연이은 사퇴와 그 이후 과거 경영진의 복귀가 이뤄지면서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거 잦은 경영진 교체로 그룹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대주주를 부당지원하도록 하는 불법이 자행됐기 때문이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경영쇄신을 이유로 흥국생명 및 흥국화재 대표이사 교체하는 상황에 대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흥국생명과 흥국화재가 새로운 경영체제로 가보자라는 측면에서 대표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정 부분 수익성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과거 6대 생명보험사에 들 정도였지만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면서 “그룹차원에서 쇄신 방안을 찾는 거 같다”고 분석했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측근 경영진 복귀
 
◇김주윤 흥국생명 신임대표.
지난달 이호진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던 진헌진 전 흥국생명 대표가 태광그룹 방송부문 경영고문으로 복귀한 이후 빠르게 변종윤 전 대표의 사임과 김주윤 신임대표의 선임이 이뤄졌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15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변종윤 대표 후임으로 이달 2일 신임 대표이사에 김주윤 전 흥국자산운용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서울 중앙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1981년 한양투자금융에 입사했으며 하나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에서도 금융 실무 경력을 쌓았다.
 
2008년에는 흥국생명에 입사해 전무를 역임하고 2009년 7월부터 1년간 흥국생명 대표이사를 지냈다.
 
특히, 김 대표는 진 고문의 서울대 경영학과 선배이자, 한양투자금융의 입사 선후배 사이여서 향후 그룹의 장악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비자금 사건으로 물러난 이호진 회장을 대신해서 2012년 선임된 처외삼촌인 심재혁 태광그룹 부회장도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호진 회장이 그룹 경영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처외삼촌인 심재혁 부회장이 중간에서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과거 같은 경영진 잦은 교체 우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금융당국은 태광그룹에서 재발할 수 있는 대주주 부당지원 등의 불법을 철저한 검사로 사전 대응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다른 관계자는 “검사를 나가면 가장 먼저 점검하는 부분이 대주주 부당지원이어서 자금과 관련 그룹 지원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지난 2011년 보험계약금으로 대주주의 골프장 건설자금을 부당하게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은 바 있다.
 
흥국화재와 흥국생명이 2008~2010년까지 동림관광개발이 짓고 있던 골프장 회원권은 불리한 조건으로 비싸게 사들였다는 것. 동림관광개발은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가족이 소유한 회사였기 때문에 대주주 부당지원을 하게 된 것.
 
금융당국은 이같은 불법이 경영진의 잦은 교체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2010년 6월에 취임한 김용권 흥국화재 사장은 직무정지 처분을 받아 연임은 못했지만 3년 임기를 채웠다. 같은 시기에 취임한 변종윤 흥국생명 사장도 3년 임기를 채우고 연임까지 할 수 있었다.
 
더욱이 태광그룹 비자금 사태가 맞물리면서 이호진 회장과 오용일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의 임기는 보장되는 듯 보였다.
 
흥국화재의 경우 연임이 어려웠던 김용권 사장의 후임 지난해 6월 전문경영인으로 메리츠화재 전무 출신 윤순구 사장이 선임되기도 했다.
 
하지만 변 사장은 지난달 15일 연임된지 1년도 안된 시점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외부출신 전문경영인 윤 사장도 지난달 29일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의를 표명하면서 취임 11개월만에 물러나게 되는 상황이 연출된 것.
 
금융당국 또 다른 관계자는 “어느 정도 건전성과 경영이 안정되면서 다시 옛날 사람들을 앉혀 과거 돌아가려는 것 같다”면서 “당국도 그런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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