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막판 수주 전념..묶였던 해양설비 풀린다
2014-11-13 14:21:21 2014-11-13 14:21:21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해양설비 발주 감소로 극심한 수주난에 직면했던 조선 3사가 4분기 막판 수주에 전념하고 있다. 연초부터 미뤄졌던 대규모 해양 프로젝트들이 가동되면서 우울했던 표정도 다소 풀렸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조선 3사의 수주금액은 총 277억달러로, 연간 목표치인 545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미국발 셰일가스 붐으로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이 해양설비 발주를 미루면서 수주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주 물량이 호황기에 버금갈 정도로 급증하면서 올해 수주 목표를 전년 대비 10% 정도 올려 잡았던 점도 목표 달성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해양플랜트 손실이 대거 실적에 반영되면서 한국 조선업이 최대 위기에 내몰렸다.
 
반전은 있었다. 4분기 들어 그동안 미뤄졌던 대형 프로젝트가 연이어 확정되면서 국내 조선시장도 순풍을 타고 있다. 4분기 수주 결과에 따라 한 해 농사의 성적표가 희비를 가를 것으로 보이면서 조선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현대중공업(009540)은 지난 11일 아랍에미리트 에너지회사와 고정식 해상플랫폼 4기와 200㎞ 구간의 해저케이블 설치 등 2조1000억원(19억달러) 규모의 해양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액의 8.1%에 해당하는 규모로, 지난 7월 현대중공업이 발주통보서를 접수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이어 옵션계약에 따라 노르웨이 회그(Hoegh) LNG사로부터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1기를 추가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올 2월 회그 LNG사로부터 수주한 17만m³급 LNG-FSRU를 세계 최초로 건조한 바 있다.
 
LNG-FSRU는 바다 위에 떠 있으면서 LNG선이 운반해온 가스를 액체로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재기화해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 수요처에 공급하는 설비다
 
앞서 지난 6일에는 방위사업청과 1500억원 규모의 차기상륙함(LST-II) 후속함(3번함) 계약을 체결했다. 2번함도 현대중공업이 수주해 현재 건조 중에 있으며, 2016년 인도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0일 적도기니 LNG 생산 프로젝트와 관련해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 건조계약을 체결 중이라고 공시했다. 적도기니 프로젝트는 아프리카 적도기니 서쪽 140km 해상에서 FLNG를 이용해 연간 300만톤의 LNG를 약 20년간 생산하는 프로젝트로, FLNG 공사가격은 20억달러로 추정된다.
 
수주 소식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날 글로벌 오일메이저인 로열더치셸로과 미주지역 석유회사로부터 FPU(부유식생산설비), 해상플랫폼 등 7억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2009년 셸과 FLNG에 대한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부유식 생산설비의 하부구조에 대한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셸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셸과 FPU 장기공급계약에 따른 두 번째 호선에 대한 계약 협의도 진행 중이며, 내년 중에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2009년에 체결한 FLNG 장기공급계약에 따른 후속 프로젝트 발주도 내년에 이뤄질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3사 중 수주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2분기와 3분기, 2개 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삼성중공업마저 휘청이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만이 나홀로 선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달과 이달 LNG선 4척, 초대형 컨테이너선 3척 등 상선 7척과 26억8000만달러 규모의 육상 원유 생산 설비를 수주했다. 주로 가스선 등 고부가 선종 위주로 이뤄졌던 올해 수주실적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육상 원유 생산 설비의 경우 대우조선해양 연간 수주 목표액의 24% 수준이다.
 
여기에 내달 중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LNG선 5척) 관련 수주를 비롯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수주한 가스선 4척, 글로벌 오일메이저인 BP의 LNG선 발주 등이 예정대로 체결될 경우 연내 수주 목표인 145억달러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셰일가스 개발과 원유 가격 하락으로 지연됐던 오일메이저의 대규모 해양프로젝트들이 다시 가동되고 있다”며 “최근 들어 발주가 급증하고 있는 가스선과 FLNG 등 해양설비 물량 증가에 힘입어 내년에는 올해에 비해 수주량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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