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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스토리)중국 IT산업, 알리바바와 텐센트로 통한다
모바일결제·인터넷은행·스마트시티서 '정면 대결'
2015-05-12 10:26:13 2015-06-25 10:39:49
중국 IT 산업을 이끄는 두 마리의 말. 마윈(馬雲, 영문명 잭 마)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와 마화텅(馬化騰, 영문명 포니 마) 텐센트 CEO를 이르는 말로, 중국 IT 산업 곳곳에 이들 기업의 입김이 서려있음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일찍부터 중국 최대 검색포털인 바이두와 함께 'TAB'이라 불리며 중국 IT업계의 거물로 꼽혀왔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이들은 자신들만의 고유 영역에서만 사업을 확장하며 직접적인 경쟁은 피해왔다. 타오바오나 티몰 등 온라인 쇼핑몰이 알리바바를, 위챗이나 QQ 등 메신저 서비스가 텐센트를 대표한다는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2013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이들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터넷의 중심이 PC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로 옮겨감에 따라 서로의 밥그릇을 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텐센트는 작년 초 중국 2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JD닷컴 지분 15%를 2억1500만달러에 인수하며 알리바바의 안방을 정조준했고, 알리바바는 2013년 9월 '라이왕'이라는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굶어죽어도 온라인게임에는 손대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마윈이었지만 결국 게임 플랫폼으로의 진출도 선택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기업 개요.(사진=각사 홈페이지)
 
◇핀테크 선봉장 '알리페이'에 맞서는 '텐페이'
 
요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가장 치열하게 맞붙는 영역은 금융과 IT를 접목한 '핀테크'다. 특히 국내에서도 관심이 많은 제3자결제서비스는 단순 물건 구매 뿐 아니라 공과금·범칙금 납부와 기차표·항공권 예매 등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점은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텐페이'가 이 시장의 1, 2위를 차지하는데, 아직까지는 알리페이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두 회사 모두 결제시스템을 운용한 지는 1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제3자결제가 활성화 된 것은 최근 2~3년의 일이다. 그간 알리바바의 온라인 마켓을 기반으로 커온 알리페이가 시장을 선점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중국 시장조사기관인 아이루이에 따르면 지난해 제3자결제시장에서 알리페이의 점유율은 82.3%에 달한다. 
 
이에 텐페이는 5억여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위챗'을 앞세워 시장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 위챗에서 알리페이를 통한 이용자 간 송금 서비스를 할 수 없도록 막았고, 위챗에 입점한 상점들이 텐페이로만 결제가 가능하도록 해 알리페이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한 발 앞서간 '위뱅크'…'마이뱅크'도 곧 출격
 
모바일 결제에서 알리바바에 밀린 텐센트는 차세대 금융서비스로 주목받는 인터넷전문은행 영역에서 발빠르게 움직였다. 자본금 30억위안을 투자해 중국 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선전첸하이웨이중은행(위뱅크) 지분 30%를 확보한 것이다. 위뱅크는 작년 말 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로부터 영업허가를 받고 올 1월부터 시범운영을 거쳐 4월 중순부터는 정식 영업을 하고 있다.
 
위뱅크는 기존 은행 서비스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서민층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한다. 오프라인 점포를 두지 않는 대신 얼굴 인식 기술 등을 활용한 비대면 본인인증으로 계좌개설과 대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위챗을 가입 경로로 활용해 자사 서비스 간의 시너지도 높이고자 한다. 
 
알리바바도 조만간 인터넷은행인 '마이뱅크'를 출격시킬 계획이다. 알리바바의 금융자회사인 '마이파이낸셜서비스'는 이미 저장왕상은행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저장왕상은행은 중국 최대 민영그룹인 상하이 푸싱그룹이 25%, 자동차 부품업체 완샹그룹이 18%의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알리클라우드와 마이파이낸셜서비스의 금융클라우드 기술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한창이라고 귀띔했다. 거래 비용을 최소로 줄일 수 있는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마트시티 등 IT기반 서비스 확장일로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스마트시티와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모바일 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와 텐페이에서 가능했던 공과금·범칙금 납부와 같은 도시공공서비스를 확장한 개념이다. 교통법규 위반기록 조회, 병원 처방전 발급 등 소소한 일상을 휴대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업무 효율화와 정책 투명성 제고 등의 효과를 노릴 수 있는데, 리커창 총리가 주창하는 '인터넷플러스'와도 맞닿아 있다.
 
알리페이와 연계한 스마트시티 서비스는 항저우를 시작으로 상하이, 광저우, 선전, 닝보, 수저우, 칭하이, 난징 등 9개 도시에서 제공 중이다. 연내에 50개 도시로 확장할 계획이다.
 
텐센트도 우한, 정저우, 광저우, 선전, 포산 등지로 도시서비스 범위를 늘리고 있다. 알리페이를 통해 제공되는 기능 외에 홍콩·마카오 통행비자 발급, 신분증 발급 예약도 가능하다.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기존의 강점을 극대화 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온라인 상거래에 특화된 알리바바는 의약품과 의료기계 판매로 시장에 진입했다. 티몰의 의약파트를 헬스케어 자회사인 '알리헬스'로 병합하고 빅데이터, 클라우드, 모바일 결제 기술 기반의 '미래병원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 1월 말 현재 37개 병원과 제휴를 맺고 있다.
 
텐센트는 SNS를 전면에 내세운다. 작년 가을 의약품·바이오업계 종사자 커뮤니티인 '딩샹위안'에 7000만달러 투자한 것에 이어 12만명의 의사가 등록돼 있는 온라인 의료서비스 '과하오왕'에도 1억달러를 투자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의료상담서비스 '젠캉위안'의 매입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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