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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이란 진출 '스탠바이'
내년부터 발주물량 늘 것…중국 등 경쟁상대 난관
2015-07-15 15:49:50 2015-07-15 15:59:18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서 국내 건설업계에 최근 부진한 중동실적을 회복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돌고 있다. 하지만 이란의 경제회복 시점, 유럽·중국 등 경쟁업체들의 강세, 정부간 관계개선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만큼 아직은 조심스런 분위기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란 핵협상이 13년 만에 최종 타결되면서 현지 건설시장이 개방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란에 가해졌던 경제·금융제재가 이르면 내년 초부터 단계적으로 해제되면서 그만큼 발주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올해 중동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건설업체들의 바람은 어느때 보다 크다. 상반기 중동 시장 수주액은 국제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70억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71%나 줄어든 규모다. 과거 전체 수주의 절반을 넘었던 중동 수주비율도 올해 상반기에는 27%에 불과했다.  
 
◇2002년 3월부터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이 진행한 세계 최대규모 가스전 개발 사업인 이란 사우스파 가스전 개발 사업 현장. 자료/뉴시스
따라서 이란 시장 개방은 부진했던 성적을 만회할 수 있기는 호재다. 원유매장량 세계 4위, 가스매장량 세계 2위인 이란은 국내 건설업체에 있어 중요한 시장이다.
 
국토교통부 집계 결과를 보면 이란 누적수주실적(6월 기준)은 지난 1965년 이후 120억4600만달러(91건)로 해외 시장 중 18번째로 높다. 2002년 현대건설(000720) 등은 이란의 사우스파 가스전 개발공사(58억5200만달러)는 역대 4번째 규모의 큰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건으로 중동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은 확실하다. 그 동안 경제제재로 참여하지 못했던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고급 건축 쪽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낙관적인 전망은 아직 이르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경제제재 해제에 앞서 우선 미 의회의 검토기간(60일)과 이란 군 시설 등에 대한 사찰이 이뤄져야 한다. 또 이란의 경제회복 시점, 그 동안 끊겼던 정부간 교류 회복 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경쟁상대인 중국업체들의 교류가 경제제재 중에도 지속됐다는 점도 난관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저가 수주, 풍부한 자금력과 노동력,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중국이 중동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의 경제제재에도 중국업체들은 지속적으로 교류해 왔기 때문에 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리적으로 강점인 유럽, 협상주체인 미국 업체들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기업에 어떤 실익이 있는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이란 핵협상 타결이)좋은 소식이긴 한데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이란이 재정적인 부분에서도 타격이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정부가 활발히 움직여야 할 것"이라며 "오랜 기간 동안 연결돼 있던 끈이 떨어져 나간 상태여서 네트워크 구축 작업이 시급하다"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우리 기업의 이란 진출을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진출지원계획을 세웠다. 계획안에는 이란 진출기업 지원센터 구축과 해운협정체결, 세관협력 등 경제협력 인프라 구축 등의 방안이 담겼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는 제재해제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정보를)우리 기업들과 공유하고 지원계획도 착실히 추진해, 우리 기업들의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우 기자 ayumygirl@etomato.com
 
◇내년 6월 완공될 요르단과학기술대학교(JUST)의 요르단연구용원자로(JRTR)공사 현장(2013년). 사 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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