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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락 1년…건설사 중동 수주액도 '뚝'
유가, 작년 11월 이후 80선 하회
중동 수주액, 전년比 28% ↓
2015-11-04 11:00:00 2015-11-04 11:00:00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작년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하루 3000만배럴로 정한 산유량 한도를 감산 없이 유지키로 하면서 이어진 국제유가 하락세로 국내건설사들의 중동 수주액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해외수주액은 총 377억3621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26억6846만달러)에 비해 28.35%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598억달러가량을 수주했던 2010년에 비하면 63%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같은 해외수주액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여파로 발주가 급감한 중동 지역 영향이다. 실제로 중동 수주액은 143억248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80억5292만달러)의 절반 수준(51.06%)에 그쳤다. 특히, 전체 수주액에서 비중은 37.96%에 불과해 2010년 중동 수주(447억1665만달러) 비중이 전체 수주의 74.76%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반 토막이 난 셈이다.
 
국가별로는 이집트가 작년(9억6613만달러)에 비해 4.62% 수준으로 급락, 가장 많이 줄어들었으며 이어 알제리(6.13%), UAE(20.50%), 이라크(31.82%) 등의 순으로 감소했다.
 
협회 관계자는 "중동은 국제유가 하락과 정세 불안 등으로 발주가 대거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공사가 많다"며 "중국 건설업체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발주량까지 감소하면서 수주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원유생산국인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의 경우 저유가가 심화됨에 따라 재정압박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영국 경제정보평가기관)에 의하면 중동 산유국이 균형재정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유가 수준은 작년 기준으로 배럴당 평균 90달러 선이다. 하지만 현재 유가 수준은 8월 11일(50.59달러) 이후 50달러를 하회하고 있으며, 4일 현재(47.90달러, 이하 한국석유공사 기준)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작년 11월 10일(80.08달러) 이후 80달러를 넘어선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다.
 
A건설 관계자는 "해외수주가 일반적으로 하반기에 많이 이뤄지지만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렵고 글로벌 경제도 불확실성이 커 올해 해외수주 600억달러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B건설 관계자도 "저유가가 장기화되면서 해외에서 양질의 프로젝트를 수주하기가 한층 더 어려워졌다"며 "당분간은 주택호황에 힘입은 국내 수주로 버티겠지만, 2~3년 뒤를 예측하면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시아 등 중동 외 지역에서의 수주가 전체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아시아의 비중(43.17%)은 작년(23.48%)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협회 관계자는 "국내건설사들이 중남미 등 신시장 개척에 공을 들여온 것이 올 들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며 "인프라 개발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발주액 규모로는 최대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나 중남미 등이 부진한 중동 실적을 만회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1년간 지속된 국제유가 하락에 국내건설사들의 중동 수주액도 급감했다. 사진은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 수도인 아르빌 하울러 광구 시추 현장. 사진/한국석유공사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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