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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어깨동무', 대기업 경쟁·자체브랜드 발전 등 과제
2015-11-13 06:10:00 2015-11-13 06:10:00
두부업체들의 어깨동무 프로그램이 초창기부터 순탄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각 지역에서 짧게는 20년, 길게는 40년씩 두부를 만들어온 기업 대표들이 연합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최지용 롯데마트 CMD(사진)는 "처음에는 반대하는 대표들이 적지 않았고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자신들이 수십년간 닦아온 브랜드를 벗어나 어깨동무 브랜드 중 하나의 제품으로 취급된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최지용 롯데마트 CMD. 사진/롯데마트
 
이에 대해 롯데마트 측에서는 서로의 장점을 취합·공유하면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고 중소업체도 인지도 높은 공동브랜드를 가질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설득했다.
 
롯데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기업 혼자서는 용기 개발부터 기계설비 구축, 포장지 인쇄 등을 모두 하기 어렵다는 점에 공감한 각 기업들의 참여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처음 3개 업체로 시작한 두부업종의 어깨동무 프로그램 참여업체 수가 14개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
 
외형확대 과정에서 참여 업체들 간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도 문제였다. 이를 위해 지난 2013년 8월 협동조합을 결성한 업체들은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원재료를 저렴한 가격에 공동구매하고 업체 매입 시 일정부분 수수료를 내 확보된 재원으로 조합 운영비를 마련했다.
 
김정훈 어깨동무협동조합 사무국장은 "공동브랜드를 만드는 등의 각종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조합 운영을 위한 사무실과 사무국 직원의 인건비 등이 소요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조합원 기금을 적립하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어깨동무 제품의 판매수익금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깨동무협동조합이 생산한 제품군. 사진/어깨동무협동조합
 
김 국장은 "다른 업종에서 어깨동무와 비슷한 개념으로 공동사업을 할 경우 초기 일정정도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원뿐만 아니라 협동조합 법인 설립과정에서 소요되는 각종 법무·행정절차를 진행하는 중 참여업체 간 업무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어느 한쪽에 업무가 과중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의견충돌이 생기기 쉽다는 것이다.
 
두부 관련기업들의 어깨동무협동조합 결성과 성공사례가 이어지자 노하우 전수를 요청한 다른 식품업체들의 경우 아직까지 큰 성과를 내지 못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 국장은 "향후 자체 역량이 커지면 어깨동무 연합회를 만들어 다른 업계에도 도움을 주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어깨동무 브랜드가 진정한 우수중소기업 상생제품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롯데마트 외 다른 판매처에서도 취급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의 변형 PB또는 PL상품이 아니냐는 선입견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각 업체들이 어깨동무를 통한 판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일궈온 브랜드를 사장시킬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두부 품목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어 있으나 국산 콩을 이용한 생산은 대기업도 가능하게 된 것도 변수다. 대기업들의 견제를 뚫고 시장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합은 향후 공동 물류센터를 설립, 원료공급 안정화를 가함과 동시에 각종 교육기관과 연계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법으로 활로를 찾고자 하고 있다. 
 
최지용 롯데마트 CMD는 "신상품 개발뿐만이 아니라 보다 나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조합이 자생할 수 있는 통합물류 신설 등의 과제가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이 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추가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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