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임대업도…수익형 부동산 활용 눈길
통폐합 점포 활용해 카페 임대·기업형 임대주택 참여 등 규제 완화 효과
2016-04-10 12:00:00 2016-04-10 12: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점포 통폐합으로 문을 닫은 건물 부지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은행권의 움직임이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히 특색 있는 지점으로 탈바꿈하는 게 아니라 사용하지 않는 부동산을 수익형 부동산으로 활용해 저금리 기조 속에서 임대 수입을 노리는 것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000030)은 금융권 최초로 은행 영업점과 커피숍이 결합한 형태의 점포를 선보였다. 지난달 말 은행과 커피브랜드인 폴바셋(Paul Bassett)의 콜라보레이션 점포인 ‘동부이촌동지점 카페 인 브랜치(Cafe In Branch)’를 열었다.
 
이 점포는 은행이 소유한 부동산의 규제가 완화된 이후 소유한 점포를 활용한 첫 사례로, 은행 영업점의 일부를 카페로 꾸며 서비스를 융합하고 공간의 활용도를 높인 것이다. 은행 업무를 보지 않는 고객들의 방문도 기대할 수 있어 오프라인에서의 고객접점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 점포 내부에 문화공간 등을 설치해 고객 대기 시간을 줄이려는 시도는 다른 은행에도 있었으나 영업공간 외에 사용할 수 없도록 묶여 있던 임대 공간을 활용해 임대수익을 내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이 점포를 축소하는 추세에 맞춰 은행의 영업용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과거에는 업무용 부동산(지점 등 영업시설·연수시설·복리후생시설 및 부대시설)의 임대면적이 직접 사용면적(은행의 영업·연수·복리후생 목적으로 사용하는 면적)과 동일하도록 규제해, 지점 폐쇄 등으로 임대 면적이 생겨도 공실로 남겨둬야 했으나, 채널계획에 따른 점포 통폐합에는 예외를 인정해 임대를 허용키로 했다.
 

뿐만 아니라 노후 점포를 개발해 매각하는 것도 가능하게 됐다. 금융위 은행과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 점포 활용 규제가 완화됐는데 올 들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는 의미 있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와 손잡고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사업에 뛰어드는 곳도 있다. KEB하나은행은 국토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유휴 점포를 활용해 내년까지 뉴스테이 6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 지점 건물 등 최대 60여 곳의 보유 부동산을 리츠에 넘긴 뒤 주거용 오피스텔 등으로 재건축하고 10년 임대 뉴스테이로 공급한다. KEB하나은행은 2018년까지 총 1만여 가구의 임대용 오피스텔 및 소형 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도 사업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은행은 뉴스테이로 공급할 영업점 선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선별 작업이 끝나면 뉴스테이 사업을 제안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뉴스테이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취득세와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는 등 규제 완화책이 더한 영향도 있다"며 "점포가 급격하게 통폐합 되는 추세에 맞춰 싼 값에 매각하는 대신에 수익형 임대 사업을 할 수 있는 활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은행 점포수는 지난 2012년 말 7835개를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집계된 은행 점포수는 7460개. 연간 100~200곳의 은행 점포가 문을 닫고 있으며, 올해도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역시 주요 시중은행들의 점포 축소 계획만 100여곳 이상이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시중은행들이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에 진출하는 등 통폐합 된 점포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움직임 활발하다. 사진은 서울의 한 뉴스테이 사업 예정지역.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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