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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유재산기금'은 여야 나눠먹기용 예산
정병국·김종민 등 기재위원 차지…이정현·추미애 지역도 예산 증액
2016-11-13 10:53:36 2016-11-13 10:53:36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각 중앙관서 청사 등 행정재산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마련된 국유재산관리기금이 해당 기금을 심사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 사업 예산으로 이용되는 관행은 올해도 계속됐다.
 
13일 기재위 예산결산소위원회의 2017년도 기금운용계획안 예비심사보고서에 따르면 공공자금관리기금 등 기획재정부 소관 기금(지출부문) 중 상임위 심사 단계에서 증액 및 감액이 이뤄진 기금은 국유재산관리기금이 유일하다.
 
국유재산관리기금은 국유재산의 원활한 수급과 개발을 위해 설치된 기금으로 중앙관서 청사 같은 공용재산 취득 및 비축토지 매입 등에 활용되는 기금이다.
 
기재위는 심사 대상 예산안의 속성상 도로 설치나 학교 시설 개선 예산 등을 따낼 수 있는 국토교통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여타 상임위에 비해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불리한 여건이지만 국유재산관리기금만은 예외다. 지역구민들에게 홍보하기 좋은 지역 내 파출소 신축 예산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된 내년도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국유재산관리기금은 정부원안보다 221억9300만원이 증액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로 넘겨졌다. 총 269억4500만원의 증액과 47억5200만원의 감액이 이뤄졌다.
 
증액된 사업을 분석한 결과 상당 부분은 기재위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 경찰청, 치안센터, 지구대 신축 예산이었다. 시설은 노후하고 업무공간은 부족한데 치안수요가 증가한다는 이유였다.
 
경기 양평 용문파출소 신축 예산(4억2500만원)은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 금산경찰서(민원동) 신축 예산(6억8900만원)·논산경찰서 강경지구대 신축 예산(5억8400만원)은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 경기 김포 김포1동파출소 신축(5억원)·경기 김포 고촌파출소 신축(5억원)은 민주당 김두관 의원의 지역구 예산으로 분류된다.
 
새누리당 엄용수 의원의 지역구를 구성하고 있는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등 4개 시·군에는 모두 똑같은 3억6200만원의 파출소 신축 예산이 증액 배정됐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관심사업이었던 '국가첨단치안센터 증축' 예산 10억원을 확보했고, 지역구에 속하는 독도 경비대 생활실 증축 예산 8억7500만원도 추가로 얻어냈다. 이들 의원은 국유재산관리기금을 심사하는 기재위 예결소위 소속 의원이다.
 
예결소위 소속 의원 외에도 ▲대구 달성 화원파출소 신축(5억원·새누리당 추경호 의원) ▲대구 동부 안심지구대 신축(5억원·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부산 사하 다대지구대 신축(4억4300만원·새누리당 조경태 의원) ▲경북 영주 부속파출소 신축(3억7000만원·새누리당 최교일) ▲경북 안동 옥동지구대 신축(5억원·새누리당 김광림 의원) ▲경기 성남 창곡파출소 신축(5억원·민주당 김태년 의원) 등에서 기재위원들의 지역구와 밀접한 '파출소 예산'이 증액됐다.
 
여야 대표 지역구 관련 예산도 눈에 띄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지역구인 전남 순천에는 신대파출소 신축 예산 5억원이 증액됐고,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지역구와 밀접한 서울 광진경찰서 신축 예산은 원래 계획보다 10억원 늘어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유재산관리기금운용계획안 조정내역 일부. 자료/국회의안정보시스템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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