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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도경수 “관객에게 공감사는 배우 되고파”
2016-11-24 18:10:41 2016-11-24 18:10:41
[뉴스토마토 신건기자] “영화 보시는 분들에게 공감을 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제 감정에 공감해주시면 너무나 좋겠어요.”
 
그룹 ‘EXO(엑소)’의 멤버 도경수(디오)가 국가대표 유도선수 연기에 도전한다. 영화 ‘형’은 전과 10범의 사기꾼인 고두식과 그를 형으로 둔 국가대표 유도선수 고두영이 동거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브로 코미디 영화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도경수는 배우로서 기자들과 만나는 것이 아직은 어색한지 멋쩍은 얼굴로 기자들을 맞이했다. 그러나 인터뷰가 시작되자 이내 얼굴에 활기를 띠며 기자들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을 해주었다.
 
“영화 속 내 연기 아쉽다”
도경수가 영화에서 연기한 '고두영'은 시력을 잃어가는 국가대표 유도선수다. 그는 이번 영화를 위해 유도를 배우고 서울의 한 블라인드 카페를 찾아 시각 장애인 체험을 하는 등 현실감 있는 연기를 보여주려 노력했다. 그렇지만 실제 스크린에 올라간 영화를 보고는 “내 연기가 조금 아쉽다”라는 소감을 내뱉었다. 도경수는 “(영화 ‘형’을) 촬영한 지가 1년이 넘었는데, 영화 속 목소리 톤이나 목소리의 크기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같다”며, "다시 찍게 된다면 저렇게 연기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경수에게 영화 '형'은 배우로서 이미지 전환을 할 수 있는 기회다. 그는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카트’에서는 내성적인 사춘기 소년을, 그다음 해에는 영화 ‘너를 기억해’에서 연쇄 살인마 ‘이준영’을 연기했다. 그동안 도경수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소년적이고, 어두웠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과격하고 자존심 강한 정반대의 성격을 표현했다. '형'을 계기로 도경수의 필모그라피가 좀더 다양해 질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그는 지금껏 한 번도 연기해본 적 없는 캐릭터에 대해 부담이 됐다면서도, 모든 걸 내려놓고 촬영에 임하니 무리 없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밝아지는 캐릭터의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함께 출연한 조정석과 많은 상의를 했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실제로 형이 있는 도경수에게 “형제 관계가 연기에 도움이 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영화 속 등장인물은 특수한 형제 관계를 가지고 있어 ‘고두영’이라는 캐릭터만을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답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연기’에서 ‘욕’까지…“조정석 도움 많이 받았다.”
도경수에게 배우 조정석은 마라톤의 ‘가이드 러너’ 같은 존재다. 조정석은 뮤지컬 ‘헤드웍’을 시작으로 영화 ‘건축학개론’, ‘관상’, 드라마 ‘질투의 화신’ 등 다양한 작품에서 자신의 입지를 넓혀갔다. 도경수는 조정석에게 표현하기 어렵거나, 막히는 부분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었다고 말했다. 특히 진지한 연기를 할 때는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물어보며, ‘고두영’의 캐릭터를 살리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도경수가 삼바를 추는 장면은 조정석의 지도가 빛을 발한 장면이다. 도경수는 “자신은 그동안 ‘삼바’라는 장르를 이미지로만 가지고 있었는데, 정석이 형이 삼바를 알고 있더라”라며, “리허설 때 삼바를 정확하게 춰서 놀랐다. 정석이 형은 정말 다양한 재주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미디 연기에서 조정석에게 어떤 조언을 구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코미디 쪽으로는 조언을 거의 안 받았다”고 답했다. 오히려 진지한 장면을 할 때 정석이 형한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그런 조언들이 감정을 누르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도경수는 “(조정석) 형한테 욕도 많이 배웠다”는 우스갯 소리와 함께 “발음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정석이 형이 많은 부분을 가르쳐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사진제공 / CJ엔터테인먼트
배역 부담감 크지만…공감 얻는 배우로 성장하고파
영화 ‘형’은 도경수가 두 번째로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첫 주연 작품은 올해 초 개봉한 영화 ‘순정’이다. 도경수는 배역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부담감도 있다고 기자들에게 털어놨다. 그는 “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작품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며 “관객들이 연기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해주는 것이 저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를 묻자, 그는 “최근에 생각을 해봤는데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도경수는 “100% 공감은 어렵겠지만, 관객들에게 90%의 공감을 얻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자신의 연기를 모니터하고, 다른 배우들의 작품들을 보며 계속 공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화가 개봉하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게 변장을 하고 관객들 사이에서 영화를 함께 즐겨보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연기한 캐릭터가 웃을 때 같이 웃어주고, 울 때도 같이 울어주면 앞으로 (배역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건 기자 hellog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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