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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경제기둥)②주택사업 부진에 공공사업도 감소…건설업계 긴장감↑
내년 신규 수주, 올해 대비 13% 감소한 127조원 예상
공공발주는 감소, 도로·철도 등 민자 사업에 기대
2016-11-30 08:00:00 2016-11-30 08: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정부 규제와 미국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악재로 내년 분양시장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건설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건설업계의 실적 개선을 견인했던 국내 주택시장의 침체 우려가 가장 큰 문제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등 주요 지역의 정비사업 물량이 남아 있는 수도권 보다는 지방의 침체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정부 SOC 예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주택시장의 부진을 메워줄 만한 마땅한 대체재가 없다는 점에서 건설업계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 대규모 분양 물량이 내년 본격적인 착공에 돌입함에 따라 실적 증가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내년 국내 건설 수주는 올해 대비 13.6% 감소한 127조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국내 건설 수주가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주 금액 자체는 127조원을 기록해 과거 추이와 비교해 볼 때 비교적 양호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이중 민간 수주가 올해 대비 17.3% 감소한 86조원을 기록해 내년 국내 건설 수주의 감소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수주는 지난해부터 2년 가까이 빠른 상승세를 보인 토목 및 비주거 건축 수주의 증가세가 멈춘 가운데, 주택 수주가 상당폭 감소해 올해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수도권에 비해 지방 도시의 민간 주택수주 감소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며 수도권은 상반기 보다는 하반기에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공공 수주는 내년 정부 예산감소, 공공기관 발주 증가 가능성 미흡 등의 영향으로 올해 대비 4.4% 감소한 4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종별로 토목 수주는 민간 토목 수주의 증가세가 멈춘 가운데 공공 토목 수준의 부진도 이어져 올해 대비 8.4% 줄 것으로 보인다.
 
건축 수주는 올해 대비 15.5% 감소할 전망인데, 세부적으로 주택 수주가 올해 대비 20.4% 감소해 전체 감소세를 주도할 전망이다. 비주거 건축 수주는 올해 대비 8.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정부의 SOC 예산은 21조8000억원 규모로 올해 대비 8.2% 감소했다. 지난해 대비 올해 예산이 9.4% 감소한데 이어 2년 연속 줄어든 것이다.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발주된 지방 이전 공공기관 청사건립공사도 대부분 완공돼 대규모 SOC 물량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주요 공공기관의 부채문제가 심화되면서 신규 발주 및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점도 건설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요 공공기관의 부채는 2007년 이후 두 배로 급증했다. 특히 국토교통부 산하 23개 기관의 부채는 올 상반기 말 기준 21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서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다만 신한울 3,4호기, 제2경부고속도로 성남-안성 구간, 춘천-속초 고속화 철도 등 내년부터 일부 민자 사업이 시작되는 점은 다행이다.
 
내년 건설 투자는 올해 대비 3.0% 증가하고, 투자 금액도 올해에 이어 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건설 투자의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가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호조세를 보임에 따라 내년 건설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종별로 토목 투자는 민간 부문의 투자가 증가하지만, 공공 부문의 투자가 감소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가 이뤄지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축 투자는 올해에 비해 주택 투자 증가세가 상당폭 둔화된 영향으로 올해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경기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하락세를 시작함에 따라 동행 지표인 건설 투자는 내년 하반기 이후 점차 후퇴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행 지표인 건설 수주의 감소세가 향후 2~3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건설 투자는 2019~2020년 중 불황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규제와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인상 등으로 그동안 건설업계를 떠받쳤던 국내 주택시장의 침체가 예고되면서 내년 건설업계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 하늘에서 본 강남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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