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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시즌 개막…희비 엇갈린 건설사 CEO
현대건설, 업계 최초 영업익 1조…GS·삼성 등 '압도'
2017-03-13 06:00:00 2017-03-13 06:00:00
현대건설(000720), GS건설(006360), 대우건설(047040), 대림산업(000210), 삼성물산(000830) 등 이른바 건설 ‘빅5’가 오는 17일부터 일제히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특히 건설사 CEO들은 주총에서 지난해 경영 성적을 주주들에게 발표하고, 올해 경영전략 및 계획을 소개할 예정이지만, 분위기는 극명히 갈릴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내실경영에 나서면서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사진/뉴시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오는 17일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먼저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어 GS건설과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이 24일 일제히 주주총회를 연다. 대우건설은 3월말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맏형 격인 현대건설은 지난해 해외건설 경기 부진과 국내 건설경기 침체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내실경영에 나서면서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실적 매출 18조7445억원, 영업이익 1조52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0%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7% 증가했다. 국내 굴지의 다른 대형 건설사들을 압도하는 실적이다.
 
시장에선 현대건설을 선도기업으로 안착시키는데 정수현 사장의 역할이 돋보였다. 정 사장은 국내 주택시장에서 ‘힐스테이트’에 이어 한층 고급화한 브랜드 ‘디에이치’를 선보여 현대건설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주택 호황과 맞물려 주택사업부문의 매출이 무려 49% 증가했다. 특히 정 사장은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로우 리스크’ 전략을 통해 현대건설의 수익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이어 대림산업은 지난해 매출 9조8539억원, 영업이익 42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특히 국내 주택사업부문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영업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김한기 대림산업 건축사업본부 사장은 지난해 3월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사장 주도로 지난해 강남 서초구에서 분양한 '아크로리버뷰'와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등에 실수요자를 비롯해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흥행 대박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10월 잠원동 신반포7차 재건축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강력한 경쟁사인 호반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대림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GS건설은 지난해 11조355억원, 영업이익 142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38%, 17.13% 증가했다. 이자비용과 일부 국내외 사업장에서의 영업외비용 발생으로 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GS건설은 해외사업부문에서 손실이 지속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해외사업이 집중돼 있는 플랜트부문과 전력부문은 100% 넘는 원가율을 기록하며 손실의 주범으로 꼽혔다.
 
다만, 토목부문과 건축부문에서 실적 개선세가 뚜렷했다. 특히 주택부문 선전이 수익성 방어에 기여했다.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올해 해외 저가수주 사업인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프로젝트와 PP12 프로젝트, 쿠웨이트 와라 프로젝트 등을 서둘러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GS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해외 저가수주는 약 7개로 알려졌다.
 
임 사장은 올해 국내 주택부문의 매출비중을 확대하고, 이익률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대형 건설사 가운데, 최초로 뛰어든 단독 주택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매출 28조1026억원, 영업이익 1395억원을 기록했다.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삼성물산의 이름값에는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특히 삼성물산 주택사업 철수설이 끊임없이 재기 되면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몇 년간 국내 주택공급 물량을 확대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만 512가구, 지난해 1만187가구를 공급하면서 다른 대형 건설사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오는 24일 주총을 앞두고 12일 주주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건설부문은 정확한 시장과 적정 상품 기조 아래 양질의 수주를 확대해 내실있는 성장을 지속하겠다”고 전달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및 중동의 초고층·발전·인프라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한편 잠재적 기회가 많은 시장을 적극 발굴해 성장 기반을 튼튼히 하는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국내 주택사업보다는 해외 건설로 눈을 돌려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10조9857억원, 영업손실 503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건설 빅5 가운데, 수치상 유일하게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임명된 박창민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올해 당장 갚아야 할 회사채만 3500억원 규모에 달하고, 해외 부실수주 역시 남아있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할 전망이다. 게다가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매각을 서두르고 있어 주가 부양 등 박 사장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각 사별 주주총회에서 CEO들의 성적표에 따라 따뜻한 봄날이 올지 혹독한 꽃샘 추위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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