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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만 합병 반대' 집단소송 취하
마지막 불확실성마저 제거…인수합병 시너지 본격화
2017-08-01 15:27:52 2017-08-01 15:35:12
[뉴스토마토 왕해나기자]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와 관련해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낸 하만 주주들이 소송을 취하했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둘러싼 잡음이 7개월여 만에 해소되면서 양사 간 협력도 본격적 시너지를 내게 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하만 주주 일부가 ‘신의성실 의무 위반’을 문제 삼으며 하만 이사진을 상대로 낸 합병반대 집단소송이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의 중재로 최근 취하됐다. 법원은 하만과 주주측 법률대리인이 소송 취하에 합의했다는 사실을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발표하도록 했다.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 사진/삼성전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하만을 80억2000만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였다. 하만의 일부 주주들은 “삼성전자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불리한 협상 조건을 감수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했다”며 집단소송을 냈다.
 
인수가격이 너무 낮다는 일부 주주들의 집단반발에도 불구, 당시 삼성전자가 하만과 합의한 주당 112달러는 시장 적정가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미국에서 인수합병 때마다 비슷한 소송이 제기됐던 관례를 들어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해석도 힘을 얻었다.
 
이후 하만은 2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와의 합병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올해 3월에는 삼성전자와의 인수합병 절차를 완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다”면서 “주주들이 삼성전자와 하만의 인수절차가 완료되자 더 이상 소송의 효력이 없다고 판단해 취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7개월여 만에 마지막 불확실성마저 걷히면서 양사 간 협력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 첫걸음으로 삼성전자는 삼성 디지털프라자 등 자체 유통망을 통해 하만 컨슈머 오디오 제품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극장 전용 LED 스크린인 ‘시네마 LED’에도 하만의 오디오를 적용했다.
 
특히 하만이 세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분야 점유율 1위인 만큼 스마트폰 등 각 디바이스와의 연결성을 강화한 커넥티드 카 시장의 진입도 재촉될 전망이다. 전장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전기는 2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하만과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 극대화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통신모듈과 전장사업 확대를 위해 양사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분기부터 하만 실적이 삼성전자 실적에 반영됐다. 하만은 2분기 매출 19억달러, 영업이익 약 2억달러의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으나 인수 관련 비용으로 순영업이익은 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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