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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매각 결렬…박삼구 회장 등 경영진 해임안 통과될 듯(상보)
"상표권 논란 등 매각절차 지연 탓"…더블스타도 기존 계약 파기 가닥
2017-09-05 18:14:17 2017-09-05 18:46:29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5일 중국 더블스타의 매각가격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매각이 사실상 무산됐다. 아울러 채권단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경영진 해임안도 상정했다. 더블스타가 매각 계약을 철회할 가능성이 높아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장기간 표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이날 주주협의회 직후 "더블스타가 추가 가격조정 등 채권단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함에 따라 협상이 결렬됐다"면서 "채권단은 주식매매계약(SPA) 해제 합의서를 더블스타에 송부하는 안건을 결의하기로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안건은 각 채권은행의 내부 동의를 거쳐 오는 8일 결의된다.
 
앞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이의 상반기 영업손실을 이유로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매각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이에 채권단은 더블스타의 요구안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고용보장 기간 확대(2년에서 5년), 국내공장 설비 투자, 우발 채무에 대한 손해배상한도 축소, 영업손실 이의제기 금지 등을 요구했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채권단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기존 매각가격 인하에 추가로 가격인하를 더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스타는 3분기 말 기준 영업이익 추가 하락시 1550억원 이외에 800억원을 추가로 인하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자신들의 요구 조건도 받아주지 않으면서 추가로 가격인하를 요구한 더블스타와 더 이상 매각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매각가격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더블스타도 기존 계약을 해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가격으로 다시 매각에 응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주식매매계약서(SPA) 계약 시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15% 이상 하락할 경우 더블스타는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합의했다. 지난해 상반기 5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금호타이어는 올 상반기 5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채권단은 아울러 박 회장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경영진 해임안도 이날 상정했다. 채권단은 현 경영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자구계획 제출을 경영진에 요구했다. 자구 계획안이 주주협의회에서 부결될 경우 현 경영진에 대한 즉각적인 해임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오는 12일까지 채권단에 자구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더블스타와의 매각 무산이 회사 경영 악화와 상표권 논란에 따른 매각 절차 지연 때문이라는 점에서 박 회장 등 경영진 해임안은 큰 걸림돌 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금호타이어 영업부문 임직원들이 지난 8월 8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본관 사옥 앞에서 부실 매각 반대 침묵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금호타이어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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