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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민주노총 만찬불참에 "매우 안타깝다…만찬은 진행"
민주노총 반발 "청와대, 진정성과 존중 없다"
2017-10-24 17:15:29 2017-10-24 17:15:29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노동계 대표단과의 만찬회동에 전국민주노동조합(민주노총) 지도부가 불참을 선언한 것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공식 반응을 내놓았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발표하고 “지금이라도 민주노총이 일자리 창출과 노사관계의 정상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을 생각해 참여하기를 희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양대 노총 대표단과 노동시간 단축, 사회적 연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차별해소 등에 모범을 보여 온 산별·비정규직·미가맹 노조 등을 청와대에 초청해, 노동존중사회 실현과 사회적 대화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코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노총 대표단이 불참하더라도 오늘 행사는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향상과 우리사회가 한 단계 더 진전할 수 있도록 묵묵히 현장에서 노력하고 있는 노동계 대표단들과 함께 당초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성명서를 내고 “오늘 대통령과의 간담회와 행사에 최종적으로 불참을 결정했다”며 “민주노총을 존중하지 않은 청와대의 일방적 진행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으로 강력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노총은 청와대의 문성현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장 배석과 산별노조 및 사업장 개별 초청을 문제 삼았다.
 
민주노총은 “일방적으로 노사정위원장을 배석시키겠다고 입장을 정한 것은 민주노총 조직 내부에서는 큰 논란이 있을 사안”이라며 “청와대는 만찬행사에 민주노총 소속 일부 산별 및 사업장을 개별 접촉해 만찬 참여를 조직했다. 이는 민주노총을 존중하지 않고, 조직체계와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당초 이날 청와대 회동은 1부 문 대통령과 양대노총 지도부 환담, 2부 만찬 간담회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청와대 측은 외국 정상에 준하는 예우로 노동계 대표들을 환대한다는 각오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본관 접견실은 주로 정상급 외빈 접견 시 사용된다”며 “노동계 예우 차원에서 접견실에서 양대노총 지도부와 사전환담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만찬 메뉴로는 추어탕과 콩나물밥, 가을 전어, 복분자주 등이 준비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어탕은 서울에선 청계천을 중심으로 서민의 가을보양식으로 발전해왔다”며 “청계천은 전태일 열사가 치열하게 살았던 장소다. 노동계의 뿌리이며 정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콩나물밥은 전태일 열사가 즐겼던 음식이며,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는 노동계와 대화의 장소에서 만나길 소망한다는 정부의 희망이 담겼다. 
 
민주노총과 달리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예정대로 참석할 방침이다.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 박대수 부위원장, 이성경 사무총장이 1부 간담회에 자리한다.
 
또 만찬에는 한국노총 지도부와 함께 한국노총 산하의 윤영인 핸즈식스·고암에이스 화성지역노조 위원장, 김영숙 국회환경미화원노조 위원장, 허정우 SK하이닉스 이천 노조 위원장, 류근중 자동차노련 위원장,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이 참석한다.
 
미가맹노조에서는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김준이 사회복지유니온 위원장이 참석하며 민주노총에서도 안병호 영화산업노조 위원장이 참석 의사를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의 이날 만찬행사 불참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근혜정부때 구속된 한상균 위원장의 석방문제가 걸림돌이 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한 위원장은 전날 한 언론과의 옥중 인터뷰에서 “불평등 문제 등 시급한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노정 간 논의가 절실하다”며 “문재인정부에 공개토론을 공식 제안한다”고 밝힌바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22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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