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한국상륙 3년)①'홈퍼니싱' 열풍타고 승승장구…시장 안착한 글로벌 가구공룡
광명점 매출 3600억원…3년간 지속 성장세
메기효과 vs 지역상권 붕괴…이케아는 '양날의 검'
2017-11-13 06:00:00 2017-11-13 06:00:00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다음달이면 이케아가 한국시장에 진출한 지 만 3년이 된다.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는 국내 진출 이전부터 "한국상륙시 가구시장이 초토화될 것"이란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2000년대 전후반 전방산업인 건설업계의 부도사태로 홍역을 치른 가구업계에 또 다시 찾아온 위기였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이케아가 인테리어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욕구를 자극해 관련 시장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비브랜드 점포를 운영하는 영세한 가구업체들에게는 양극화의 그늘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이케아로 인한 메기효과는 일부 브랜드 가구기업에 해당한 셈이다. 국내 시장의 변화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앞으로도 4개의 이케아 매장이 더 들어설 예정이다. 이케아의 국내 상륙 3년, 국내 가구시장의 명과 암을 짚어본다.
 
이케아 고양점이 지난달 19일 오픈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지난 2014년 12월, 경기도 광명시에 이케아 국내 1호점이 오픈했을 때 이케아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은 기대 이상이었다. 오픈 당일은 30분간 대기해야만 매장에 입장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케아는 지난달 19일 경기도 고양시에 2호점을 오픈했다. 이날 역시 오픈 시간 이전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인기를 실감케했다.
 
이케아의 한국 시장 진출은 성공적이었다. 광명점은 오픈 이후 1년간 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 시장에 총 5개 매장을 오픈하겠다던 당초 계획을 '6개'로 수정했다. 이케아가 기대한 것 이상의 성과였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광명점의 매출은 지난 3년간 꾸준한 성장세다. 첫 연매출 308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7년 회계연도(2016년 9월~2017년 8월)에 전년 대비 6% 상승한 36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는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케아가 한국시장에서 성공적인 성적표를 받은 데는 한국 소비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한 것이 주효했다. 최근 급속도로 늘어난 '나홀로 족'의 수요를 예측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대 후반에 달했으며, 오는 2035년에는 34.3%까지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케아는 한국 시장 역시 철저히 분석해왔다. 앤드류 존슨 이케아코리아 세일즈 매니저는 "광명뿐 아니라 서울에 있는 80여 가정을 방문해 한국인들의 생활방식과 니즈, 어려움 등을 분석했다"며 "이와 함께 홈퍼니싱(가정용 가구와 소품)의 가격이 국내에서 높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케아의 등장으로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열기가 한층 뜨거워졌다. 홈퍼니싱(Home Furnishing)이란 소형가구와 잡화용품, 부엌용품, 인테리어 소품 등을 말한다. 현재 국내 홈퍼니싱 시장 규모는 약 12조원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홈퍼니싱 시장규모가 2023년 1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 가운데 가구와 홈퍼니싱에 대한 개별 매출은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이케아의 한국 진출로 국내 시장에서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실제 이케아의 국내 진출 이후 홈퍼니싱 시장에 뛰어드는 국내 가구기업들도 늘었다. 한샘, 현대리바트, 까사미아 등 브랜드 가구사들은 대형 규모의 토탈 매장을 연이어 오픈하며 가구는 물론 생활용품이나 인테리어 용품 판매도 늘려왔다. 이케아 코리아 관계자는 "이케아 진입으로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다른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국내 홈퍼니싱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케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일본해 표기, 가격차별, 편법고용, 골목상권 침해' 등 이케아를 수식하는 이런 단어들이 이케아가 한국 진출 과정에서 얼마나 논란의 대상이 됐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2개 매장을 오픈한 이케아 코리아는 2020년까지 한국시장에 4개 매장을 추가로 연다는 계획이다. 서울·경기 지역에 2곳을 포함해 대전·충청 지역 1곳, 부산·경남 지역 1곳 등이다.
 
이케아가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까지 확장할 경우 더욱 논란이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영세 가구업체와의 상생은 유일하게 한국 시장에서만 겪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케아로서도 이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의 진출이 국내 가구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시장 파이가 커지며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됐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는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면서 "반면 지역상권 파괴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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