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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이재용 부재에 삼성가, 이병철 30주기 추모식 '조촐하게'
삼성·CJ·신세계·한솔 추모도 따로따로
2017-11-13 16:16:30 2017-11-13 16:16:30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 사진/삼성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이병철 선대회장의 30주기 추모식이 조촐하게 치러진다. 범삼성가가 한 데 모이는 풍경도 여전히 기대하기 어렵다. 
 
오는 19일은 이병철 회장의 30주기 기일이다. 삼성가는 기일이 휴일일 경우 앞당겨 추모식을 진행했다. 이번에도 주말을 피해 금요일인 17일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추모식을 연다. 10주기 때는 음악회와 전시회 등 다양한 기념행사도 열렸으나, 20주기는 비자금 사건으로 행사가 축소됐었다. 올해도 비슷한 사정이다. 이건희 회장이 2014년 5월10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이재용 부회장이 추모식을 주관해왔으나 올해는 그마저 공석이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 다른 일가족이 빈자리를 대신한다. 삼성 관계자는 13일 “30주기는 의미가 있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 예년과 다름없이 치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범삼성가는 올해도 추모식을 따로 치른다. 2012년 고 이맹희 CJ 명예회장과 이건희 회장 간의 재산상속 다툼 이후 범삼성가는 거리를 두고 있다. 삼성이 먼저 선영을 찾고 당일 오후 CJ와 신세계, 한솔 등 나머지 범삼성가가 순차적으로 참배하는 식이다. 이재현 CJ 회장의 재판 당시 삼성 일가가 탄원서를 내며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29주기 때도 별도로 치르는 등 관행처럼 굳어진 모양새다. 그 사이 CJ 배후설이 나도는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 사건도 터졌다. 관련자들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사건경위도 드러났으나 의혹이 모두 풀리진 않았다.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CJ 회장이 추모식에 참석할지도 불투명하다. 29주기 때도 손경식 회장이 역할을 대신했다. 30주기 제사는 이재현 회장이 제주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재판과 병고로 장남 이선호씨가 대신해왔다. 제사는 CJ가 주관해 기일인 19일 서울 중구 필동 CJ 인재원에서 치른다. 이 회장은 복귀 후 그룹 행사에도 참석하는 등 현장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다만, 선친의 유산을 둘러싼 상속 다툼이 있다. 이복동생이 제기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의 선고기일이 내달 21일로 잡혔다.
 
다른 범삼성가도 갖가지 현안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현지 이마트 사업을 철수하고 국내에도 신규 점포를 내지 않았다. 온라인 쇼핑이 확대되고 대형마트 출점 규제가 심해지는 등 여건이 녹록치 않다. 한솔은 총수일가 4세들의 경영수업이 한창인 가운데 이인희 고문의 장남 조동혁 한솔케미칼 명예회장과 3남 조동길 한솔 회장이 각각 지분을 나눠 가진 한솔케미칼과 한솔홀딩스간 개별 노선이 부각되면서 계열 분리설이 나돌고 있다. 자녀들도 부친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의 지분을 조금씩 늘려 가고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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