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3개월의 고심 끝에 감독·검사 및 제재에 대한 개선 방안을 내놨다. 금융회사의 업무 부담은 덜어주는 동시에 검사역량을 강화해 합리적인 검사제재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모든 금융상품 약관심사의 사후보고하도록 해 자율성과 책임감을 높이고, 검사스페셜리스트를 육성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12일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TF'의 권고안을 발표했다. 3대 추진방향으로 ▲효율적인 감독·검사체계로 금융회사의 업무부담 완화 ▲공정한 검사·제재로 제재대상자의 권익보호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제고하기 위한 감독·검사기능 강화 등이 제시됐다.
금감원은 인허가·검사결과 처리의 지연이나 창구지도에 대한 불만이 계속되고 불법·부당한 영업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선제적으로 포착·방지해야 하는 감독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함에 따라 지난 8월 혁신 TF를 구성했다.
혁신 TF는 금융회사의 업무부담 완화 방안으로 먼저 등록 심사 등 인허가의 신속한 처리체계 구축할 것을 권했다.
‘자산운용 등록 심사 전담반’을 신설해 진입수요가 급증하는 자산운용 등록 심사 등에 대한 신속처리 체계 구축하라는 것이다. 또 심사 담당자가 직접 서류를 접수하는 대신 독립된 부서(또는 담당자)가 접수·관리토록 해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했다.
창구지도 등 그림자규제 관행의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금융회사와의 각종 질의·답변 내용을 ‘감독업무질의시스템’(가칭)에 축적·공유하고, 대외발송 공문의 행정지도 해당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비명시적 규제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하라는 내용이다.
금융상품 약관심사에 대해 자율판매 시행중인 보험과 사전심사를 원칙으로 하는 여타 권역들은 사후보고로 전면 전환하도록 해 상품개발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조했다.
검사자료 요구 기본원칙 확립으로 수검부담을 완화한다.
또 검사자료 중복요구 방지 등 실무지침을 마련하고 매년 초 금융권역별로 중점검사사항을 포함한 ‘검사업무 운영방향’ 및 검사휴지기를 발표해 검사 예측가능성을 높이기로 했다.
금감원 검사원의 검사역량을 높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검사지식 및 경험이 풍부한 직원을 대상으로 검사스페셜리스트를 선정하고, 전 직원의 개인별 전문분야를 지정해 맞춤형 인사이동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제재대상자 권익보호 방안에는 신설되는 ‘제재심의위원회 권익보호관’ 제도가 중심이 된다.
제재심의위원회에 검사원이 제재대상자와 동석하는 대심제를 전면 실시하고 검사부서로부터 독립된 권익보호관이 제재대상자의 소명을 성취하고 제재심의위원회에 배석하는 것이다.
또 부의안건, 사전열람권 행사 범위를 제안하지 않고 최종조치수준, 양정기준 등 부의예정안 전체에 대한 열람을 허용하도록 했다.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를 높이기 위해서 대주주 및 최고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경영방침·정책, 내부통제상의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 위법행위에 대해 기관 및 경영진에 엄중한 책임이 부과된다.
아울러 소비자의 부당피해 유발 영업행태에 대해 검사 역량을 집중하고 사전예고 없는 검사도 적극 활용된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권고안을 적극 수용하고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법규 개정없이 추진 가능한 사안은 즉시 시행에 들어가며, 법규개정 필요시 금융위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추진하기로 했다.
유광열 금감원 수석 부원장은 "단편적인 개별 위규행위에 대한 적발 및 조치 위주의 검사제재 방식에서 벗어나 감독과 검사의 기본틀을 완전히 새롭게 혁신하겠다"며 "금융소비자에게 피해를 유발하는 영업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인 지배구조와 조직문화, 내부통제체계를 분석해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동원 금융감독 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 TF위원장이 12일 금융감독원 브리핑실에서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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