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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기술확보 의지…현대차그룹 전세계 혁신기술 ‘저인망’ 확보 총력
연구개발 인력 대거 승진 등 기술 우대로 힘실어…글로벌 혁신기술 확보·역량 강화
2018-01-08 17:46:11 2018-01-08 17:46:11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최근 해외시장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신기술 확보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해외 유명 스타트업 회사들과 단순 협업을 통해 미래차 관련 기술을 개발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한 협업을 넘어서 글로벌 거점을 마련하고, 현지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등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한층 탄탄하게 할 ‘저인망’ 방식으로 혁신기술 확충에 나선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8일 “대한민국을 비롯해 매년 수백~수천 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텔 아비브, 중국 베이징, 독일 베를린 등 총 5개 도시에 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픈이노베이션센터는 현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동시에 이들과의 협업 및 공동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한다. 또 스타트업을 포함 현지 대학, 전문 연구기관, 정부, 대기업 등과 긴밀한 교류 및 공동연구를 통해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모색하는 사업 실증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미래차 관련 신기술 확보를 위한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결정은 정몽구 회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를 기술로 정면 돌파한다는 로드맵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같은 의지는 지난해 12월 진행된 현대차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당시 정 회장은 전년과 비교해 10.9% 낮아진 승진 인사를 단행하면서도, 연구개발과 기술분야에서는 지난해보다 4명이 늘어난 137명을 승진시켰다. 비중도 지난해 38.2%에서 44.2%로 6.0%포인트 높아졌다. 아울러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 신기술 확보를 위해 바쁜 한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5대 혁신 네트워크 구축 계획은 기 발표된 미국, 이스라엘에 이어 한국, 중국, 독일에 각각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추가 신설을 통해 완성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기존 실리콘밸리 사무소 '현대벤처스'의 위상과 기능을 확대 개편한 ‘현대 크래들’을 개소했다. 또 이스라엘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올해 초 설립할 계획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중 우리나라에 신규 혁신 거점을 오픈한다. 한국의 오픈이노베이션센터는 현대·기아차의 R&D 거점들과 다양한 혁신 실험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곳에서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아이템 발굴에서 사업화에 이르기까지 성공을 위한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 이어 연말까지 중국 베이징, 독일 베를린에 오픈이노베이션센터가 새롭게 들어선다. 상하이, 선전과 함께 중국의 창업 열기를 주도하고 있는 베이징은 중국 최대 인터넷 업체 바이두가 2000년 스타트업으로 첫발을 내딛은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베이징대학교, 인민대학교 등 유수의 대학들이 위치해 있어 매년 뛰어난 인재들이 대거 유입될 뿐 아니라 소비층이 다양해 신생 스타트업들의 사업화 추진에 유리하다. 베를린 역시 유럽 최대 스타트업 태동 도시로 꼽힌다. '스타트업 아우토반'으로 불리는 베를린은 기회를 찾는 유럽 전역의 젊은이들이 창업을 위해 몰리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센터 운영총괄은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가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인공지능(AI), 모빌리티,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로봇, 헬스 캐어 등 미래 핵심 분야를 선도하고 이에 대한 통합적 미래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전략기술본부를 출범한 바 있다. 전략기술본부는 오픈이노베이션 5대 네트워크 구축을 계기로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효율성을 보다 강화하는 것은 물론 그룹 전체의 신사업 플랫폼 구축 역량을 한층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오픈이노베이션 5대 네트워크를 갖추는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하고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강력한 대응체계를 갖추기 위한 차원”이라며 “혁신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고 미래 그룹 성장을 이끌 신규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대한민국을 비롯, 매년 수 백, 수천 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텔 아비브 ▲중국 베이징 ▲독일 베를린 등 총 5개 도시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구축해 현지 혁신 스타트업들과 협력을 강화한다. 사진/현대차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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