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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 비어만 사장 승진 카드 꺼낸 현대차…고성능차 강화 전략
'N' 브랜드와 '제네시스' 라인업 강화…고부가가치 창출로 수익성 개선
2018-01-08 06:00:00 2018-01-08 0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현대차그룹이 올해 고성능차 개발 등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에서 시험·고성능차를 담당하는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이 사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중국업체들이 성장하며 더 이상 중저가 모델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고성능차와 제네시스 등 수익성에 크게 도움이 되는 제품 개발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일 알버트 비어만 시험·고성능차 담당 부사장을 사장으로 전격 승진시켰다. BMW에서 고성능차 개발 총괄 책임자로 일하다 2014년 현대차그룹으로 영입된 알버트 사장은 짧은 시간내 현대·기아차 고성능 모델 ‘N’ 브랜드 개발에 참여하고, 제니시스의 주행성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버트 사장은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고성능 브랜드 ‘N’의 제품 개발을 이끌고 있다.
 
고성능차 개발은 정의선 부회장의 특명으로 시작된 개발 프로젝트로 알버트 사장이 현대차그룹으로 오면서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그 첫 모델로 ‘i30N’을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선보였고, 출시 전 100대 한정판 사전계약 물량이 2일만에 완판되면서 유럽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i30N은 2.0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36.0kg·m의 성능을 갖췄다. 아울러 현대차는 올해부터 N 브랜드 제품군 확대를 모색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신형 벨로스터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N 브랜드를 접목한 고성능차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i30N 기반의 경주차 ‘i30N TCR’은 지난해 10월에 열린 TCR 인터내셔널 시리즈와 TCR 유럽 트로피에 각각 처음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i30N TCR의 랠리 참가는 현대차에 고성능차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모터스포츠를 고성능차 개발의 장으로 활용하고, 고성능차는 물론 경주차의 주행성능과 내구성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고성능차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i30N TCR을 지난해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또 지난해 ‘G70’을 출시하면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세단 라인업을 완성했다. G70 개발에도 알버트 사장이 참여했다. 알버트 사장은 특히 지난해 9월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G70은 진정한 제네시스다. 막내 모델은 제네시스 차종 중 가장 즐거운 드라이빙을 제공할 것”이라며 G70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올해에는 제네시스 SUV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알버트 사장이 제네시스 SUV 개발에도 직접 참여해 시장의 혁신을 주도할 예정이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이 고성능차와 제네시스 개발 등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최근 글로벌 시장 변화와 무관치 않다. 최근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이 치고 오르고 일본이 입지를 더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더 이상 중저가 모델에 집착해서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런 시장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와 같이 고급 제품군을 확장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고성능차 등은 향후 현대차그룹의 수익성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최근 대당 영업익이 100만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2011년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들이 지난해 9월 12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i30N' 차량 옆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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