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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사상 첫 '2조 클럽' 신화 썼지만…채용비리 후폭풍에 '흔들'
경영진 책임론 거세져…CEO 리스크로 번져
2018-02-05 06:00:00 2018-02-05 06:00:0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사상 최초로 '2조 클럽'에 진입하는 경사에도 불구하고 KEB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이며 위기에 처했다.
 
특히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지만 채용비리와 관련해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작년 2조36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2016년 연간 순이익 1조3305억원에 비해 53.1%(7063억원) 증가한 규모로 2005년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KEB하나은행 역시 작년 2조103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나금융은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등 핵심이익을 비롯해 자산건전성, 자본적정성 등 모든 지표가 개선돼 이 같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된 각종 비위 혐의를 비롯해 은행권을 강타한 채용비리 의혹에도 중심에 서며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KEB하나은행은 이번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지만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당초 KEB하나은행은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특정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점수 조작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KEB하나은행이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특정 대학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올리고 서울 소재 다른 대학이나 지방대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내려 채용 여부를 뒤바꾼 자료를 추가 공개했다.
 
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은행 채용비리를 제기했을 때 파급력이 컸던 만큼 금융권의 뼈를 깎는 자정노력이 이어지기를 기대했다"며 "그러나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질러 놓고도 끝내 아니라고 발뺌하고 책임 회피하는 것을 보면서 참담한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채용비리 후폭풍에 하나금융은 또다시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에 휩싸이게 됐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경영진 책임론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다음달 확정 예정인 김 회장의 3연임 성공 여부도 불투명해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번 채용비리 의혹에 앞서 김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최순실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금고지기 역할을 했던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장에 대한 특혜 승진과 '박근혜 창조경제 1호 기업'으로 알려진 아이카이스트에 대한 특혜 대출 의혹 등도 받고 있다.
 
이에 그동안 김 회장과 함 행장의 사퇴를 요구했던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공투본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 회장과 함 행장을 채용비리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 사퇴를 주장했다.
 
공투본은 "이들을 더 이상 하나금융 회장과 KEB하나은행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나금융 적폐세력이 완전히 뿌리 뽑힐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가 지난 2일 서울 명동 하나금융 본사 앞에서 채용비리와 관련해 경영진을 대신해 국민에게 사과하는 모습. 사진/문지훈 기자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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