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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가계 해외소비 8.6조 역대 최대
민간소비 양호하지만 내수경기 연결고리 약화 우려
2018-06-06 15:47:05 2018-06-06 15:47:05
[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1분기 가계의 해외소비가 역대 최대로 늘어났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 해외소비(거주자 국외소비지출)액은 8조583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0% 증가했다. 1분기 가계 해외소비 규모(분기기준)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반면 1분기 국내소비액(비거주자 국내소비 제외)은 172조108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1% 증가했다.
 
최근 해외소비 증가하는 이유로는 가계의 소득수준 향상과 저비용항공사 노선확대로 인한 해외여행 급증이 꼽힌다.
 
한국관광공사 통계를 보면 내국인 출국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작년 내국인 출국자수는 전년대비 18.4% 증가한 2650만명으로 집계됐으며, 2015년 이후 내국인 출국자수 증가율은 매년 두 자릿수를 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1월부터 4월까지 966만명이 출국해 내국인 출국자수가 올해 처음으로 3000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국제수지에서도 확인된다. 작년 여행수지는 관련 통계집계 이후 최대인 171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사드보복 조치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수 감소 영향이 컸지만 내국인 관광객이 해외여행에 쓴 여행지급액도 늘어난 영향이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소비욕구가 충족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민간소비와 내수시장 간 연결고리가 약화되면서 경기인식과 경제정책 집행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4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작년 4분기 이후 국외소비의 큰 폭 증가에도 국내소비는 상대적으로 증가세가 완만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서비스업의 낮은 생산성 등 공급 측면, 원화강세 등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구조적 요인에 의한 해외소비 증가일 경우 소비회복이 서비스업 종사자 소득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형성을 제약한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면서 환율이 안정되는 측면이 있고, 그 결과 해외소비가 더 많이 늘어나고 있다. 2013년부터 경제성장률을 밑돌던 민간소비 증가율이 올해는 비슷하거나 웃도는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데 해외소비 중심으로 증가하면 내수경기에 좋은 현상은 아니다"며 "결국 우리가 나가서 소비하는 만큼 외국인들이 국내로 많이 들어오도록 하는 정책들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 8월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출국했던 여행객 등이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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